서울고등법원은 2020년 7월 23일 2심(항소심) 판결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 벌금 3억1,000만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장은 윤강열, 함께 판결한 판사는 장철익·김용하입니다. 검사는 온정훈·김대룡입니다. 변호인은 이선진입니다. 원심은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고합16(2019년 6월 4일 선고)입니다. 이후 대법원 2020도10979에서 다시 판단했습니다.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3억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 징역 1년 6월
- 벌금 3억1,000만원
- 집행유예 3년
주문에서 자동으로 뽑은 형입니다. 피고인이 여럿이면 각각 다를 수 있으니 주문 원문을 기준으로 보세요.
【양형 판단】
나. 양형부당
공소외 1에게 한약사 면허를 대여한 다른 한약사들은 약사법위반으로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8,6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2019. 8. 21.자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검사는 또한 종전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별지 2 기재와 같이 위 각 범죄사실이 연도별로 하나의 죄를 구성하고 그 상호간에는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2020. 5. 26.자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이로써 이 사건의 심판대상이 변경ㆍ추가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및 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항을 달리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권 남용 여부
1) 관련법리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라 함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10447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 또는 물건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 그리고 검사가 서류 또는 물건의 열람ㆍ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법원에 그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1항). 위와 같은 법률 규정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은폐할 목적으로’ 관련 형사사건 압수물 열람ㆍ등사신청을 거부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검사가 변호인의 압수물 열람ㆍ등사신청을 거부한 채 관련 형사사건 압수물을 피압수자에게 환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신속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중대하게 침해되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 등에 영향을 미칠 상당한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공소외 1과 공모하고 그 실행행위를 분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검사가 공소외 1에게 한약사 면허를 대여한 한약사들을 약사법위반으로 약식기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여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원심판결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고, 이 법원은 이를 이유로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여 판결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
다. 공동정범 인정 여부
1) 관련법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다.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나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그가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충분하다.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관계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한약사 자격이 없는 공소외 1과 수원시 (주소 생략)에 피고인 명의로 ‘△△△한약국’(이하 ‘수원 △△△한약국’이라 한다)을 개설하고, 같은 건물 □□□호에 전화판매 상담원(이하 ‘상담원’이라 한다)들을 고용한 다음, 공소외 1이 관리하는 광주 (주소 2 생략)에 있는 탕제실(이하 ‘이 사건 탕제실’이라 한다)에서 마황 등 미리 약속한 한약재를 사용하여 물의 양과 단삼, 생강의 유무에 따라 단계별로 제조방법을 정해 두고 그 방법에 따라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공모하였고, 이에 따라 상담원들의 고객 모집, 피고인의 상담 및 한약 단계 지정, 이 사건 탕제실에서의 한약 제조 등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한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 제조, 판매 범행 전체 과정에서 한약사인 피고인이 차지하는 지위·역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한약사인 공소외 4는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14. 12. 14.경 성남시 (주소 3 생략)에 공소외 4 명의로 ‘△△△한약국’(이하 ‘성남 △△△한약국’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미리 약속한 한약재를 사용하여 일명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1은 수원시 (주소 생략)에 상담원사무실을 마련하여 상담원 공소외 5 등을 고용하고, 상담원들에게 다이어트한약 판매 및 고객관리요령을 교육하였다. 공소외 4는 상담원들이 모집한 다이어트한약 구매자들과 전화통화하여 상담하고 미리 약속한 단계별 다이어트한약 중 고객에게 판매할 한약의 단계를 지정하였다.
② 공소외 4는 성남 △△△한약국 내 탕제실에서 마황 등을 일정한 배합비율대로 넣고 8시간 가량 달이거나, 공소외 1이 관리하는 이 사건 탕제실에서 위와 같이 단계별로 구분된 한약을 달이게 하는 방법으로 2015. 1. 5.경부터 2017. 6. 20.까지 합계 1,036,110,000원 상당의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였다.
③ 피고인은 2015년 말경 당시 성남 △△△한약국을 운영하고 있던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1을 소개받았다.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성남 △△△한약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피고인 명의의 수원 △△△한약국을 개설하여 이 사건 탕제실에서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도록 하면 피고인에게 월 350만 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고, 피고인을 이를 수락하였다.
④ 공소외 1은 성남 △△△한약국 상담원 사무실로 사용되던 수원시 (주소 생략)을 피고인 명의로 다시 임차하여 거기에 탕제실 등을 갖추는 시설 공사를 하였고, 피고인은 그 곳에 수원 △△△한약국을 개설하였다. 공소외 1은 기존 상담원 사무실을 같은 건물 □□□호로 이전하고, 기존 상담원들을 그대로 활용하여 고객들을 모집하도록 하였다. 상담원들은 공소외 1로부터 교육받은 매뉴얼에 따라 전화 등으로 ‘다이어트한약’을 홍보하고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유치하여 피고인에게 소개하였다.
⑤ 피고인은 상담원들로부터 전달받은 고객과 전화상담을 한 후 해당 고객에게 판매할 다이어트한약의 단계를 지정하여 상담원에게 건네주었다. 상담원은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은 상담 결과를 토대로 고객의 이름, 주소, 판매될 다이어트한약의 종류 등을 정리하여 공소외 1 측에 전달하였다. 공소외 1의 누나 공소외 6, 처 공소외 7은 이 사건 탕제실에서 피고인이 지정한 단계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배합비율로 한약을 대량생산한 다음 파우치에 나누어 담아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한 다음, 고객들에게 택배로 발송하였다.
⑥ 한약사 공소외 4 명의로 개설된 성남 △△△한약국과 피고인 명의로 개설된 수원 △△△한약국은 상호가 동일하고, 상담원들은 ‘수원시 (주소 4 생략)’을 함께 사용하였다. 상담원 공소외 8은 경찰 조사 및 이 법원에서, “성남 △△△한약국 상담원으로 일하다가 수원 △△△한약국 개설 이후에는 피고인과 함께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의 한약국 운영방식은 공소외 4의 성남 △△△한약국과 달라진 것이 없었고, 자신의 급여 업무내용도 종전과 동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⑦ 피고인은 자신이 직접 면접하거나 혹은 공소외 5의 면접을 거쳐 상담원들을 채용하고, 채용한 상담원들에게 한약 판매대금을 입금받을 계좌를 개설하여 양도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상담원들에게 급여를 전달하기도 하였다. 상담원 공소외 9는 이 법원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5로부터 다이어트한약의 복용법 등을 교육받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월급 봉투를 받았다. 수원 △△△한약국을 운영하는 사람은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1) 공소외 1 등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광주지방법원 2017고합526, 2018고합433(병합), 광주고등법원 2019노79, 대법원 2019도11865 사건,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의 압수물 중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가 포함되어 있고, 변호인은 위 압수물에 대한 열람ㆍ등사를 신청하였다. 그런데 검사는 변호인의 열람ㆍ등사신청을 거부한 채 이를 피압수자에게 환부하는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은폐하였고, 피고인과 같은 방식으로 한약사 명의를 대여한 다른 한약사들에 대하여는 약사법위반죄로 약식기소하면서도 피고인에 대하여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약품제조등)죄로 공소제기하는 등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가하였는바, 이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원심은 피고인과 공소외 1의 공모관계에 관하여 공소장 변경의 절차 없이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였고 이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한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은 공소외 1에게 한약사 면허를 대여하였을 뿐, 원심판결 범죄사실 기재 다이어트한약(이하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이라 한다)을 제조하여 판매하기로 공소외 1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위 범행의 실행행위를 분담한 사실도 없다.
4)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은 약사법 제31조 제1항에서 정한 ‘의약품’이 아니라 같은 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약국제제’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성남시장에게 신고하고 ‘약국제재로서’ 다이어트한약을 제조한 것이므로, 무허가 의약품 제조, 판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약사법 제41조는 포괄위임금지 원칙, 명확성 원칙 등에 위반되어 무효이며, 피고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권해석 등을 신뢰하였으므로 형법 제16조에 따라 처벌되지 않는다.
5) 피고인은 다이어트를 희망하는 특정 환자의 체질에 맞게 다이어트한약을 ‘조제’한 것이지, 불특정 다수인의 수요에 응하기 위하여 다이어트한약을 ‘제조’한 것이 아니다.
6) 피고인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다이어트한약을 구매한 사람은 1,054명이고, 1명당 소매가격은 220,000원이므로, 피고인의 제조, 판매 금액은 231,880,000원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또한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의 상담원 공소외 2 부분 중 2016. 12. 10.부터 2017. 1. 31.까지 판매금액 17,640,000원 부분은 공소외 2가 광주 ○○○○○(한약사 공소외 3)의 상담원으로서 판매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제조, 판매 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나아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의 판매금액에는 다이어트한약과 무관한 홍삼판매대금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도 피고인의 제조, 판매 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나. 양형부당
공소외 1에게 한약사 면허를 대여한 다른 한약사들은 약사법위반으로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8,6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2019. 8. 21.자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검사는 또한 종전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별지 2 기재와 같이 위 각 범죄사실이 연도별로 하나의 죄를 구성하고 그 상호간에는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2020. 5. 26.자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이로써 이 사건의 심판대상이 변경ㆍ추가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및 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항을 달리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권 남용 여부
1) 관련법리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라 함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8도10447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 또는 물건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 그리고 검사가 서류 또는 물건의 열람ㆍ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법원에 그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1항). 위와 같은 법률 규정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은폐할 목적으로’ 관련 형사사건 압수물 열람ㆍ등사신청을 거부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검사가 변호인의 압수물 열람ㆍ등사신청을 거부한 채 관련 형사사건 압수물을 피압수자에게 환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신속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중대하게 침해되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 등에 영향을 미칠 상당한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공소외 1과 공모하고 그 실행행위를 분담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검사가 공소외 1에게 한약사 면허를 대여한 한약사들을 약사법위반으로 약식기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불고불리의 원칙 위반 여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원심판결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공소장변경신청을 하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고, 이 법원은 이를 이유로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여 판결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
다. 공동정범 인정 여부
1) 관련법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다.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역할,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나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그가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충분하다.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관계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한약사 자격이 없는 공소외 1과 수원시 (주소 생략)에 피고인 명의로 ‘△△△한약국’(이하 ‘수원 △△△한약국’이라 한다)을 개설하고, 같은 건물 □□□호에 전화판매 상담원(이하 ‘상담원’이라 한다)들을 고용한 다음, 공소외 1이 관리하는 광주 (주소 2 생략)에 있는 탕제실(이하 ‘이 사건 탕제실’이라 한다)에서 마황 등 미리 약속한 한약재를 사용하여 물의 양과 단삼, 생강의 유무에 따라 단계별로 제조방법을 정해 두고 그 방법에 따라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공모하였고, 이에 따라 상담원들의 고객 모집, 피고인의 상담 및 한약 단계 지정, 이 사건 탕제실에서의 한약 제조 등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한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 제조, 판매 범행 전체 과정에서 한약사인 피고인이 차지하는 지위·역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기능적 행위지배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한약사인 공소외 4는 공소외 1과 공모하여 2014. 12. 14.경 성남시 (주소 3 생략)에 공소외 4 명의로 ‘△△△한약국’(이하 ‘성남 △△△한약국’이라 한다)을 개설하여 미리 약속한 한약재를 사용하여 일명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공소외 1은 수원시 (주소 생략)에 상담원사무실을 마련하여 상담원 공소외 5 등을 고용하고, 상담원들에게 다이어트한약 판매 및 고객관리요령을 교육하였다. 공소외 4는 상담원들이 모집한 다이어트한약 구매자들과 전화통화하여 상담하고 미리 약속한 단계별 다이어트한약 중 고객에게 판매할 한약의 단계를 지정하였다.
② 공소외 4는 성남 △△△한약국 내 탕제실에서 마황 등을 일정한 배합비율대로 넣고 8시간 가량 달이거나, 공소외 1이 관리하는 이 사건 탕제실에서 위와 같이 단계별로 구분된 한약을 달이게 하는 방법으로 2015. 1. 5.경부터 2017. 6. 20.까지 합계 1,036,110,000원 상당의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였다.
③ 피고인은 2015년 말경 당시 성남 △△△한약국을 운영하고 있던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1을 소개받았다.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성남 △△△한약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피고인 명의의 수원 △△△한약국을 개설하여 이 사건 탕제실에서 다이어트한약을 제조, 판매하도록 하면 피고인에게 월 350만 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고, 피고인을 이를 수락하였다.
④ 공소외 1은 성남 △△△한약국 상담원 사무실로 사용되던 수원시 (주소 생략)을 피고인 명의로 다시 임차하여 거기에 탕제실 등을 갖추는 시설 공사를 하였고, 피고인은 그 곳에 수원 △△△한약국을 개설하였다. 공소외 1은 기존 상담원 사무실을 같은 건물 □□□호로 이전하고, 기존 상담원들을 그대로 활용하여 고객들을 모집하도록 하였다. 상담원들은 공소외 1로부터 교육받은 매뉴얼에 따라 전화 등으로 ‘다이어트한약’을 홍보하고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유치하여 피고인에게 소개하였다.
⑤ 피고인은 상담원들로부터 전달받은 고객과 전화상담을 한 후 해당 고객에게 판매할 다이어트한약의 단계를 지정하여 상담원에게 건네주었다. 상담원은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은 상담 결과를 토대로 고객의 이름, 주소, 판매될 다이어트한약의 종류 등을 정리하여 공소외 1 측에 전달하였다. 공소외 1의 누나 공소외 6, 처 공소외 7은 이 사건 탕제실에서 피고인이 지정한 단계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배합비율로 한약을 대량생산한 다음 파우치에 나누어 담아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을 제조한 다음, 고객들에게 택배로 발송하였다.
⑥ 한약사 공소외 4 명의로 개설된 성남 △△△한약국과 피고인 명의로 개설된 수원 △△△한약국은 상호가 동일하고, 상담원들은 ‘수원시 (주소 4 생략)’을 함께 사용하였다. 상담원 공소외 8은 경찰 조사 및 이 법원에서, “성남 △△△한약국 상담원으로 일하다가 수원 △△△한약국 개설 이후에는 피고인과 함께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의 한약국 운영방식은 공소외 4의 성남 △△△한약국과 달라진 것이 없었고, 자신의 급여 업무내용도 종전과 동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⑦ 피고인은 자신이 직접 면접하거나 혹은 공소외 5의 면접을 거쳐 상담원들을 채용하고, 채용한 상담원들에게 한약 판매대금을 입금받을 계좌를 개설하여 양도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상담원들에게 급여를 전달하기도 하였다. 상담원 공소외 9는 이 법원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5로부터 다이어트한약의 복용법 등을 교육받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월급 봉투를 받았다. 수원 △△△한약국을 운영하는 사람은 피고인이고, 공소외 5는 중간관리자, 공소외 1은 피고인에게 투자하거나 공동운영하는 사람으로 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상담원 공소외 10도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다이어트한약에 관하여 고객을 유치하고, 제조하여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⑧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의 제조, 판매 과정에 비추어 보건대, 다이어트한약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은 한약사인 피고인과의 전화상담을 거쳐 한약 구매 여부를 최종 결정하면서, 피고인이 개설한 수원 △△△한약국에서 제조된 한약을 구매한 것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피고인은 공소외 1과 사전에 약속한 바에 따라 다이어트한약의 단계를 지정하였고,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은 피고인이 지정된 단계에 따라 제조된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러한 지위와 역할은 이 사건 무허가 다이어트한약 제조, 판매 범행의 핵심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
라. 이 사건 다이어트한약이 약사법 제31조 제1항의 ‘의약품’에 해당되는지 여부
1) 관련법령 및 법리
약사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그리고 의약품을 정의한 약사법 제2조 제4호의 규정 내용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약사법에서 말하는 ‘의약품’은 대한민국약전에 실린 것 외에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거나 혹은 사람이나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약리작용상의 효능 유무와 관계없이 그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거기에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일반인이 볼 때 위 목적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거나 약효가 있다고 표방된 경우에는 모두 위 ‘의약품’에 해당하여 약사법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1도1429 판결 등 참조).
한편, 약사법 제41조는 “약국개설자가 약국제제를 제조하려면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조하려는 품목을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법률의 위임을 받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54조는 “약국제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여 고시하는 제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약국개설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위 규정에 따라 고시한 약국제제에 한하여 그 제조품목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할 경우 약국에서 제조할 수 있게 된다.
□ 약사법 제2조(정의)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4. “의약품”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품을 말한다.다. 사람이나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藥理學的)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중 기구ㆍ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5. “한약”이란 동물ㆍ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 주로 원형대로 건조ㆍ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生藥)을 말한다.6. “한약제제(韓藥製劑)”란 한약을 한방원리에 따라 배합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약사법 제41조(약국제제의 제조)① 약국개설자가 약국제제를 제조하거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의 조제실에서 제제를 제조하려면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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