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인덱스】

대법원 2023도3477

살인·컴퓨터등사용사기

2023년 7월 27일 선고3심(상고심)파기환송
선고 결과
파기환송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결한 대법관
기소·공판 검사
상고심 판결문에 없음
변호한 사람
이리나 외 2인

대법원은 2023년 7월 27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오석준,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안철상·노정희·이흥구입니다. 변호인은 이리나 외 2명입니다. 원심은 수원고등법원 2022노495(2023년 2월 9일 선고)입니다.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 및 증명책임 소재(=검사) [2] 살인죄와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도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 [2] 헌법 제27조 제4항, 형법 제250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한편 살인죄와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에도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유죄 인정에는 공소사실과 관련성이 깊은 간접증거들에 의하여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므로,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1549 판결 등 참조). 2.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년경 수원시 ○○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피해자 공소외 1(남, 48세)을 만나 2010. 5.경 혼인을 하여 2014년경 아들 1명을 출산하였고, 2015년경부터 화성시 아파트에서 피해자 및 아들과 함께 살아오던 중 2018년경 봉사단체 모임에서 만난 공소외 2와 교제하기 시작하여 2020년경부터 공소외 2로 하여금 피고인이 운영하는 공방에서 숙식을 하며 지내도록 하고, 공소외 2와 함께 3차례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등 내연관계로 지내왔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혼인한 이후 2016년경까지 전세자금 대출 등 8,700만 원의 대출금 채무가 있었고, 2018년경부터는 휴대전화 요금, 아파트 임대료 등을 미납하기 시작하여 2019년경에는 화장품 다단계 영업으로 인해 채무가 늘어나게 되었으며, 2020년경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공방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채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이를 변제하기 위해 피해자 몰래 추가로 대출을 받고 소지하고 있는 예물을 팔아 채무를 변제하려고 하였으나 결국 2021. 5. 중순경에는 전기요금, 도시가스 요금, 정수기 렌탈료, 고속도로 하이패스 통행료 등의 공과금뿐 아니라 대출금이자, 신용카드 대금 등을 미납하거나 연체하게 되는 등 금전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편 뒤늦게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알게 된 피해자는 피고인을 크게 질책하면서도 피고인의 채무를 대신하여 변제해주기도 하였으나, 피고인이 채무를 변제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2021년 초순경 피고인이 피해자 몰래 결혼 예물을 팔고 추가로 대출을 받았으며 공소외 2와 내연관계였음을 알게 되자 2021. 3. 중순경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태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해 ‘목을 매다는 영상’ 등을 보낸 적도 있었다. 피고인은 공소외 2와 함께 거주할 생각으로 공소외 2와 집을 물색하면서 돈을 벌기로 약속하였으나, 당시 공소외 2는 직업이 없이 실업수당을 받고 있었고 이혼 소송 중인 처에게 양육비까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없었다. 결국 위와 같은 상황에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 피해자 소유의 부동산 및 예금 등을 상속받는 한편 공소외 2와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평소 자신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소지하게 된 니코틴 원액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1. 5. 26. 06:40경에서 같은 날 07:00경 사이에 피고인의 위 주거지에서, 출근하려는 피해자에게 미숫가루, 꿀, 우유에 불상량의 니코틴 원액을 넣어 혼합한 음료와 햄버거를 주어 피해자로 하여금 먹도록 하고 같은 날 07:29경 피해자로부터 ‘가슴이 좀 쿡쿡 쑤시고 타는 것 같다.’라는 전화를 받자 같은 날 07:46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사실은 꿀이 상하지 않았음에도 ‘꿀이 상한 거 같다. 유통기한이 2016년도였다.’라고 말하여 마치 피해자가 상한 꿀을 먹어 복통이 온 것처럼 하였다. 한편 피해자가 니코틴 원액이 들어간 미숫가루 음료를 다 마시지 않아 속쓰림과 오심 증상만 보일 뿐 사망하지 않자 피고인은 같은 날 20:00경부터 같은 날 20:30경 사이에 위 주거지에서, 속이 좋지 않아 식사를 거부한 피해자에게 “흰죽을 해 줄테니 먹어.”라고 말하고 흰죽을 만든 후 그 안에 다량의 니코틴을 넣어 피해자로 하여금 흰죽(국그릇 반 정도의 양)을 먹게 하였다. 위와 같이 니코틴 원액이 들어간 흰죽을 먹은 피해자는 같은 날 22:30경 극심한 흉통을 호소하면서 구토를 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등 혼자서는 거동하지 못하여 피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인의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같은 날 23:26경 (병원명 생략) 응급진료센터로 이송되어 의사 공소외 3에게 “유통기한이 2016년까지인 꿀을 미숫가루 타먹은 뒤 배가 아프다.”라는 말을 하여 그와 관련한 치료인 수액과 진통제를 맞는 등 치료를 받은 후 그다음 날인 2021. 5. 27. 01:30경 귀가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자, 같은 날 01:30경부터 02:00경 사이에 위 주거지에서 피해자에게 물을 마시라고 권유하면서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탄 찬물을 건네주고 피해자로 하여금 이를 마시도록 하여 같은 날 03:00경 피해자로 하여금 급성 니코틴 중독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3.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쟁점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숫가루, 꿀, 우유에 니코틴 원액을 넣어 혼합한 음료 및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넣은 흰죽을 먹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해자가 응급실에 이송되었을 당시 채취한 피해자의 혈액을 수사기관에서 적기에 확보하였더라면 이 부분 혐의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을 것인데, 해당 병원에서는 보관기간 경과로 피해자의 해당 혈액을 폐기하였다. 피해자가 미숫가루 음료나 흰죽을 섭취하고 호소한 증상들, 응급실 이송 후 피해자의 상태,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미숫가루 음료를 마시거나 흰죽을 먹고 호소한 증상들이 니코틴 음용에 따른 것이 아닐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나. 한편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탄 찬물을 건네주고 피해자로 하여금 이를 마시도록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는 이유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고, 니코틴이 피해자에게 투여된 방법은 경구 투여로 추정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부검의는 피해자가 응급실을 다녀온 후 2021. 5. 27. 01:20~02:00경 피고인이 준 물을 마신 직후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검사 측 증인 공소외 4 교수는 ‘2차 음용 후 증상이 호전된 뒤 피해자의 니코틴 음용 정황은 01:30∼02:00경 피고인이 건네준 찬물 한 컵을 마실 때밖에 없기 때문에 이때 니코틴을 음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상황이든 2차 음용 후 다시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어야 피해자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니코틴의 음용 여부는 상황과 방법, 개인의 감수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의식이 있는 피해자에게도 피해자 몰래 물에 니코틴을 타서 마시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2) 피고인의 공소외 2와의 내연관계 및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취득하게 되는 피해자의 재산, 사망보험금 등의 경제적 목적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충분한 동기로 작용하였다고 판단된다. 3) 피고인은 여러 차례 니코틴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고, 피고인에게 니코틴 제품을 판매한 가게 업주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압수된 액상 니코틴(제품명 1 생략)에 관하여 니코틴 원액을 5방울 정도 추가로 첨가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니코틴을 과다 복용할 경우 사망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4) 피해자는 주거지 안에서 상의는 런닝셔츠를 입고 하의는 완전히 탈의한 모습으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피해자의 사망 현장인 주거지에서 피해자가 스스로 니코틴을 음용하였다고 볼 만한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가 발견된 바도 없다. 피해자의 사망 전 행적이 평소의 일상생활과 다를 바 없어 자살을 염두에 둔 사람의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스스로 니코틴을 음용하여 자살하였을 가능성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할 수 있다. 제3자 및 사고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것에 불과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4.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쟁점 공소사실 중 무죄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5.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쟁점 공소사실 중 유죄 부분에 관한 개요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니코틴 원액을 탄 찬물을 마시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하는 정황이다. 즉, 피해자는 2021. 5. 27. 07:21경 피고인과 아들만 있는 집안 현관에서 상의는 런닝셔츠를 입고 하의는 탈의한 채 엎드려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위 부검의와 공소외 4 교수의 감정의견 등에 의하면,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감정되었고,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위 내용물에서 과량의 니코틴이 검출되었으며 부검 당시 피해자 사체에서 주사바늘 자국 및 경피 패치를 붙인 자국이 발견되지 않아 니코틴은 경구 투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강발생에 의한 피해자 추정 사망시각은 02:30~03:30경 사이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피고인은 2021. 5. 27. 01:30경 (병원명 생략) 응급진료센터에서 피해자,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후 같은 날 01:30경부터 02:00경 사이 피해자에게 찬물을 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 밖에 피해자의 사망 현장인 주거지에서 스스로 니코틴을 음용하였다고 볼 만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최초 경찰수사 단계부터 일관하여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의 사망 경위나 피고인의 범행 실행 및 준비 정황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주요사실의 전제가 되는 간접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고, 그 하나하나의 간접사실이 상호 모순, 저촉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쟁점 공소사실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제시된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으며 그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심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 나. 범행 준비 및 실행에 관하여 1) 이 사건처럼 피해자의 사체에서 치사량의 니코틴이 검출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낼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제시된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서 충분한지, 그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갖는 의미를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한다. 원심은 ‘부검 결과 심혈에서 5.21㎎/L, 말초혈액에서 2.49㎎/L의 치사 농도에 해당하는 니코틴이 검출되어 피해자가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것은 확실하고, 증상이 호전된 뒤 피해자의 니코틴 음용 정황은 피고인이 건네준 찬물 한 컵을 마실 때밖에 없으므로, 이때 니코틴을 음용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위 공소외 4 교수의 감정의견 등을 유죄를 인정하는 간접증거로 취신하고 있다. 그러나 부검의나 공소외 4 교수의 감정의견 등은 피해자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 및 어떤 상황이든 피해자가 응급진료센터를 다녀온 후 피해자에게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증거방법으로서는 그 의미가 있으나, 니코틴 음용의 경위에 관한 부분은 피해자의 니코틴 음용 정황이 수사기관이 제시한 ‘피고인이 건네준 찬물을 마실 때밖에 없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이로써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피해자로 하여금 음용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찬물을 준 후 밝혀지지 않은 다른 경위로 피해자가 니코틴을 음용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니코틴에 노출 시 오심, 구토, 설사 등 증상이 통상 15분 이내로 발현되고, 경구 투여 시 최고 농도에 이르는 시간은 약 30~66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투여 후 최고 농도 시기를 지나면 빠르게 회복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피해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가 2021. 5. 27. 02:45경 가상화폐 시세 호가창 등 캡처 화면을 확인한 로그기록이 발견되고, 이 시각은 피고인이 찬물을 준 때부터 45분 내지 1시간이 경과한 때로(피고인은 같은 날 01:42경부터 공소외 2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해자에게 물을 준 후에 안방으로 들어가 공소외 2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 잠에 들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니코틴 노출로 인한 초기 증상이 발현되는 것을 넘어 니코틴이 최고 농도에 도달하게 되는 시점이다. 만약 피해자가 01:30경부터 02:00경 사이에 피고인이 건넨 치사량에 이르는 니코틴이 든 찬물을 마셨다면 위 시각까지 특별한 증상의 호소나 구조 요청 등이 없이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피해자의 행적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건네준 찬물에 치사량이 넘는 니코틴이 들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기록에 따르면, 피해자가 사망한 후 피해자의 방 안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책상 위에 물이 2/3 정도 차 있는 물컵이 놓여있고, 피고인은 그것이 찬물을 따라 피해자에게 준 물컵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피고인이 준 찬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컵의 용량, 물의 양, 피고인이 넣은 니코틴 원액의 농도와 양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피고인의 범행 준비 정황으로 들었다. 즉, 피고인은 2020. 8. 18.부터 2021. 5. 14.까지 (상호명 생략)이라는 가게에서 5회에 걸쳐 합계 407,000원을 결제하였는데, 위 가게 업주는 “피고인이 처음에는 플라스틱 용기에 든 액상 니코틴을 구입하였으나 이후 상자에 든 (제품명 2 생략) 니코틴 제품을 주로 구입하였고, 경찰이 압수한 액상 니코틴 (제품명 1 생략)은 피고인에게 한 번 판매한 적이 있는데, 판매 당시 피고인의 요청으로 불법이긴 하나 니코틴 원액을 5방울 정도 추가로 첨가해 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니코틴 용액은 니코틴 원액을 희석시켜 만들고, 인터넷 등을 통해 불법 경로로 유통되는 니코틴 원액은 순도 99% 이상으로 990㎎/㎖의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경찰에서 니코틴을 과다 복용할 경우 사망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전자담배 흡연자로 평소 액상 니코틴 제품을 구매·사용하였으므로 액상 니코틴 용액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살해 수단으로 준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이 니코틴을 이용한 살해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니코틴 원액의 일반적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니코틴의 치사량, 시중에…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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