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인덱스】

대법원 2024도163

모해위증[소송절차 분리 후 공범인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으로 증언을 한 피고인이 그 다른 공동피고인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모해위증죄로 기소된 사건]

2026년 3월 19일 선고3심(상고심)상고기각
선고 결과
상고기각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기소·공판 검사
상고심 판결문에 없음
변호한 사람
기재 없음

대법원은 2026년 3월 19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조희대,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이흥구·천대엽·오경미·오석준·서경환·권영준·엄상필·신숙희·노경필·이숙연·마용주입니다. 원심은 의정부지방법원 2023노544(2023년 12월 7일 선고)입니다.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1]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소송절차의 분리로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에 관한 대법원의 현재 법리는 유지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甲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의 공무부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설계도면과 다른 공법으로 공사를 하였음에도 마치 설계도면대로 공사한 것처럼 컴퓨터로 조작한 현장사진을 감리단을 통해 공사발주처에 제출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회사 운영자 甲과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후 다른 공동피고인 甲에 대한 증인으로 증언함에 있어, 사실은 甲으로부터 현장사진을 조작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그와 같은 지시를 받았다는 등 甲이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취지로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甲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모해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이 문제 된 사안에서, 피고인과 甲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甲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언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甲을 모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대법원은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2012. 10. 11. 선고 2012도6848, 2012전도143(병합) 판결, 2012. 12. 13. 선고 2010도10028 판결, 2024. 2. 29. 선고 2023도7528 판결 등에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이러한 판례 법리를 ‘현재 법리’라 한다). 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에 관한 현재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증인’이란 재판절차 등에서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제3자를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146조가 "법원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므로,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피고인을 제외한 제3자는 누구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범인 공동피고인이라 하더라도 소송절차가 분리된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더 이상 피고인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증인이 될 수 있다. (나)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헌법상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누구든지 자기가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증언거부권의 보장을 위해 형사소송법 제160조가 ‘재판장은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이러한 증언거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후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그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한 질문을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와 같이 증인적격이 인정되는 피고인이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음에도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관한 것이거나 그 밖에 증언거부사유가 있는데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한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재판실무는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분명하고 알기 쉽게 고지하는 등 소송지휘를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재판실무까지 고려하면, 소송절차 분리를 전제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곧바로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증언거부권 행사가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증언거부권 행사가 곤란할 것이라는 우려는, 증인신문이 아닌 피고인신문 등 재판절차의 다른 국면에서 피고인의 침묵으로 말미암아 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우려가 있다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적격 자체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라) 소송절차를 분리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 다시 소송절차를 병합하여 다른 공동피고인과 함께 심리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등 소송절차가 종국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을 뿐인 경우라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달리 볼 수 없다. 소송절차의 병합 또는 분리는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 실체적 진실발견의 요청, 검사 측 증명이나 피고인 측 방어의 편의, 공범 사이에서 사건 처리의 형평과 합일적 사실인정 및 양형의 균형 필요성, 그 밖에 구체적인 사건에서 병합 또는 분리 심리의 장단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병합 또는 분리의 선택이나 활용 방법은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0조).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가 단지 형식적ㆍ관념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 그러한 분리 상태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는, 실질적으로 소송절차 진행에 관한 법원의 재량적 판단을 문제 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공동피고인별로 소송절차를 종국적으로 분리하더라도(처음부터 공범을 분리하여 기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수소법원이 그 사건들을 병행하여 심리한다면 법관의 심증 형성 측면에서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와 특별히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범 사이에서는 해당 범죄사실에 관하여 서로 증인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아닌 한 소송절차의 종국적 분리와 일시적 분리를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만 현재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마)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마약범죄,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범죄단체 구성ㆍ활동 등과 같이 여럿이 또는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범행을 하였는데 그러한 공모나 범죄 가담 행위에 관한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기 어려운 유형의 사건에서는 사실상 공범의 진술에 의해서만 공소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적정절차에 따른 신속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을 고려할 때, 공범들에 대한 소송절차가 병합되어 진행되는 경우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하는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진실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이를 어길 때에는 위증의 벌을 받는다는 경고를 명확하게 하고 그로 하여금 선서한 후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을 받으면서 진술하게 하는 증인신문 방식이, 위증의 벌이라는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 데다가 진술거부권으로 인하여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어려울 수 있는 피고인신문 방식보다 더 적합하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다른 공동피고인이 신문할 수 있는 권리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신문은 원칙적으로 증거조사 종료 후에 피고인을 상대로 공소사실 및 정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신문하여(형사소송법 제296조의2 제1항 본문) 해당 피고인의 의견 또는 입장을 밝히게 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다른 공동피고인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하여 해당 피고인이 경험한 사실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가 분리되었더라도 그것이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으로 진술하더라도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였다면, 해당 피고인은 그 진술 부분에 관하여서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지위에서 진술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고, 그가 허위진술을 하였더라도 이를 위증죄로 처벌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소송절차가 일시적이라도 분리된 이상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피고인이 아닌 제3자로서 별다른 제한 없이 언제나 증인적격이 있고 이에 따라 그가 자신의 범죄혐의사실에 관하여 한 허위진술에 대하여도 모두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 [2] 甲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의 공무부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설계도면과 다른 공법으로 공사를 하였음에도 마치 설계도면대로 공사한 것처럼 컴퓨터로 조작한 현장사진을 감리단을 통해 공사발주처에 제출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회

【참조조문】

[1] 헌법 제12조 제2항, 형법 제30조, 제152조, 형사소송법 제146조, 제148조, 제150조, 제160조, 제161조 제1항, 제161조의2, 제283조의2, 제294조 제1항, 제296조의2, 제300조, 제308조, 제312조 제1항, 제3항 / [2] 형법 제30조, 제152조 제2항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1.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 유무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가.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건설회사 공무부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설계도면과 다른 공법으로 공사를 하였음에도 마치 설계도면대로 공사한 것처럼 컴퓨터로 조작한 현장사진을 감리단을 통해 공사발주처에 제출하여 공사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위 회사 운영자 최○○과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 최○○에 대한 증인으로 증언함에 있어, 사실은 최○○으로부터 현장사진을 조작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그와 같은 지시를 받았다는 등 최○○이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취지로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최○○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피고인과 최○○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최○○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언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인이 최○○을 모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2012. 10. 11. 선고 2012도6848, 2012전도143(병합) 판결, 2012. 12. 13. 선고 2010도10028 판결, 2024. 2. 29. 선고 2023도7528 판결 등에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이러한 판례 법리(이하 ‘현재 법리’라 한다)를 전제로 한 것인데, 현재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있는지에 관한 현재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증인’이란 재판절차 등에서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제3자를 말한다. 형사소송법 제146조가 "법원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므로,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피고인을 제외한 제3자는 누구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범인 공동피고인이라 하더라도 소송절차가 분리된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해당 소송절차에서는 더 이상 피고인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증인이 될 수 있다. 나)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는 헌법상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누구든지 자기가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증언거부권의 보장을 위해 형사소송법 제160조가 ‘재판장은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므로, 이러한 증언거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된 후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그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한 질문을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와 같이 증인적격이 인정되는 피고인이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음에도 자신의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관한 것이거나 그 밖에 증언거부사유가 있는데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한다고 보았고(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재판실무는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분명하고 알기 쉽게 고지하는 등 소송지휘를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재판실무까지 고려하면, 소송절차 분리를 전제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곧바로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증언거부권 행사가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증언거부권 행사가 곤란할 것이라는 우려는, 증인신문이 아닌 피고인신문 등 재판절차의 다른 국면에서 피고인의 침묵으로 말미암아 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게 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우려가 있다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증인적격 자체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라) 소송절차를 분리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한 후 다시 소송절차를 병합하여 다른 공동피고인과 함께 심리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등 소송절차가 종국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을 뿐인 경우라고 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달리 볼 수 없다. 소송절차의 병합 또는 분리는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 실체적 진실발견의 요청, 검사 측 증명이나 피고인 측 방어의 편의, 공범 사이에서 사건 처리의 형평과 합일적 사실인정 및 양형의 균형 필요성, 그 밖에 구체적인 사건에서 병합 또는 분리 심리의 장단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병합 또는 분리의 선택이나 활용 방법은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0조).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가 단지 형식적ㆍ관념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 그러한 분리 상태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는, 실질적으로 소송절차 진행에 관한 법원의 재량적 판단을 문제 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공동피고인별로 소송절차를 종국적으로 분리하더라도(처음부터 공범을 분리하여 기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수소법원이 그 사건들을 병행하여 심리한다면 법관의 심증 형성 측면에서 소송절차의 일시적 분리와 특별히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범 사이에서는 해당 범죄사실에 관하여 서로 증인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아닌 한 소송절차의 종국적 분리와 일시적 분리를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만 현재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마)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을 인정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마약범죄,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범죄단체 구성ㆍ활동 등과 같이 여럿이 또는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범행을 하였는데 그러한 공모나 범죄 가담 행위에 관한 객관적 물증이 존재하기 어려운 유형의 사건에서는 사실상 공범의 진술에 의해서만 공소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적정절차에 따른 신속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을 고려할 때, 공범들에 대한 소송절차가 병합되어 진행되는 경우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하는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진실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이를 어길 때에는 위증의 벌을 받는다는 경고를 명확하게 하고 그로 하여금 선서한 후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을 받으면서 진술하게 하는 증인신문 방식이, 위증의 벌이라는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 데다가 진술거부권으로 인하여 다른 공동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어려울 수 있는 피고인신문 방식보다 더 적합하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다른 공동피고인이 신문할 수 있는 권리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신문은 원칙적으로 증거조사 종료 후에 피고인을 상대로 공소사실 및 정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신문하여(형사소송법 제296조의2 제1항 본문) 해당 피고인의 의견 또는 입장을 밝히게 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다른 공동피고인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하여 해당 피고인이 경험한 사실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2) 원심은 현재 법리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모해위증죄의 주체와 관련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최○○을 모해할 목적으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및 제1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모해위증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이숙연의 보충의견, 그리고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가. 반대의견의 요지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가 분리되었더라도 그것이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으로 진술하더라도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였다면, 해당 피고인은 그 진술 부분에 관하여서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지위에서 진술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 그에게 증인적격을 인정할 수 없고, 그가 허위진술을 하였더라도 이를 위증죄로 처벌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서, 소송절차가 일시적이라도 분리된 이상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피고인이 아닌 제3자로서 별다른 제한 없이 언제나 증인적격이 있고 이에 따라 그가 자신의 범죄혐의사실에 관하여 한 허위진술에 대하여도 모두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증인적격 부정의 논거 1)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는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제1항).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제1항과 같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진술거부권 또는 묵비권은 자기부죄거부의 특권에서 유래하는 권리로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공판절차나 수사절차에서 법원 또는 수사기관의 신문에 대하여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이다. 헌법이 진술거부권을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핵심적 부분으로서 형사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을 형사소송의 목적인 실체적 진실발견이나 구체적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국가적 이익보다 우선적으로 보호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가치를 보장하고 나아가 비인간적인 자백의 강요와 고문을 근절하려는 데에 있다. 이는 고문 등 폭력에 의한 강요는 물론 법률에 의하여서도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함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01. 11. 29. 선고 2001헌바4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형사소송절차에서 진술거부권은 피고인이 방어권의 주체이자 대등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공소권의 주체인 검사에 대항하여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권리이다. 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부여된 본질적인 권리이므로,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국가적 이익이나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 등을 위한 소송실무의 편의를 내세워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의 보호가치를 양보할 수 없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진술거부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를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2) 우리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지위와 증인의 지위는 별개의 것이다. 피고인은 형사소송절차의 주체인 당사자로서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서류나 물건을 증거로 제출할 수 있으며 증인 등의 신문을 신청하고 증인을 신문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94조 제1항, 제161조의2 제1항). 증인은 재판절차 등에서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제3자로서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하는 증거신청의 대상이면서 법원의 소송지휘에 따른 증인신문절차의 객체이다(형사소송법 제146조, 제161조의2). 따라서 하나의 형사소송절차에서 한 사람이 피고인이면서 동시에 증인인 경우는 성립할 수 없고,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증인이 될 수 없다. 공범으로 같이 기소된 공동피고인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적인 틀은 가급적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법리와 다수의견이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하기 위하여 취하는 방법은 ‘일시적인 소송절차의 분리’이다. 이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한 소송절차가 분리되기만 하면, 해당 공동피고인은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당연히 제3자가 된다는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증인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실질적으로도 관철시키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송절차의 분리가 종국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으로만 이루어진 경우에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지위가 온전히 제3자로 전환된다거나 공동피고인의 지위를 완전히 상실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가 일시적으로 분리되더라도, 그가 증언을 마친 후에는 소송절차가 이내 병합되어 다시 피고인 지위로 돌아와 다른 공동피고인과 함께 자신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한 심리를 받고 판결을 선고받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일시적 분리는 형사소송절차에서 당사자의 지위를 가지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형식적이고 관념적인 의미에서 제3자로 만드는 소송상의 기술에 불과하다. 이를 무제한으로 허용하여 공범인 공동피고인에게 자신의 범죄혐의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재판실무에서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신문하기 위하여 절차를 일시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즉,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 갑과 을이 기소된 사건에서 검사 등의 피고인 갑에 대한 증인신청을 채택하는 경우, 소송기록을 분리함이 없이 공판기일에서 재판장이 구두로 ‘피고인 갑을 증인으로 신문하기 위하여 해당 피고인에 대한 변론을 분리하여 심리한다.’는 결정을 고지하고 이어 증인신문을 진행한 다음, ‘피고인 갑에 대한 변론을 병합한다.’는 결정을 구두로 고지하고 그 내용을 공판조서에 기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범인 공동피고인들에 대한 범죄혐의사실을 동시에 심리해 온 법관이 같은 법정에서 그저 구두로 변론 분리를 선언하면 공동피고인의 지위가 사라져 증인으로서 증언대에 설 수 있고, 증인신문이 끝나면 구두로 변론 병합을 선언하여 다시 공동피고인의 지위를 회복시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매우 어색하고 작위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소송절차의 분리나 병합이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소송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절차 진행에 내재한 형식성과 관념성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피고인의 진술거부권과 관련된 소송절차의 진행에서는 법원의 재량적 판단 또한 적법절차 범위 내에서 이루어질 것이 요구된다. 3)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소송절차를 일시적으로 분리하여 증인신문을 하는 경우,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지닌 당사자의 지위와 증인으로서의 지위는 서로 충돌한다. 이러한 두 가지 지위의 충돌은 피고인의 지위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한다. 피고인의 지위에서는 진술거부권이 부여되나, 증인의 지위에서는 증언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가지는 피고인으로서의 지위가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한다고 보아 진술거부권의 실질을 확보하여야 한다. 적법절차의 요청에 따라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으로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은 최대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고, 증언 확보를 통한 실체적 진실발견의 필요성을 이유로 쉽사리 양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증인의 지위에서 부담하는 증언할 의무를 앞세워 공범인 공동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범죄…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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