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5년 3월 20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조희대,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노태악·이흥구·오경미·오석준·서경환·권영준·엄상필·신숙희·노경필·박영재·이숙연입니다. 변호인은 법무법인 비츠로 외 1명입니다.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23노249(2023년 7월 11일 선고)입니다.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뿐만 아니라 특수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같은 법 제8조 제1항의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성립을 부정하는 대법원의 현재 법리는 타당하여 유지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대법원은 2008. 4. 24. 선고한 2007도10058 판결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이 제정되기 이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규정된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138 판결에서 현행 성폭력처벌법과 조문 형식 및 내용이 동일한 구 성폭력처벌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의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도 같은 태도를 취하였다.
이러한 판례의 법리(이하 ‘현재 법리’라 한다)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뿐만 아니라 특수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 후자의 경우 특수강간치상죄의 기수범이 성립할 뿐,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다시 적용되어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에서 정한 제8조 제1항에 대한 미수범 처벌규정은 제8조 제1항에 특수강간치상죄와 함께 규정된 특수강간상해죄의 미수범, 즉 특수강간의 죄를 범하거나 미수에 그친 사람이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 적용될 뿐,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치상죄에는 적용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성립을 부정하는 현재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미수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경우를 이른다(형법 제25조 제1항). 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였다면 기수범으로는 처벌할 수 없으나, 각칙의 해당 죄에서 미수범 처벌규정을 둔 경우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형법 제29조).
특수강간치상죄를 정한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은 특수강간죄의 기수범(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1항)뿐만 아니라 미수범(성폭력처벌법 제15조, 제4조 제1항)도 범행주체로 포함하고 있다. 특수강간미수죄를 범한 사람은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치상죄의 구성요건 중 범행주체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였으므로, 특수강간의 실행행위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면 특수강간치상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별도로 미수범(성폭력처벌법 제15조, 제8조 제1항) 성립 여부는 문제 될 여지가 없다.
(나) 형법과 형사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는 결과적 가중범 중 특수강간치상죄와 같이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과실로 생긴 결과적 가중범’과 ‘고의로 그 결과를 일으킨 결합범’을 하나의 조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법형식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입법자가 결과적 가중범에는 성질상 미수범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전제에서 간결하고 효율적으로 조문을 구성한 결과로 볼 수 있을 뿐,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기 위한 입법형식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을 들어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고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입법자의 실질적 의사에 반하게 된다.
결과적 가중범은 기본 범죄에 내재된 전형적 위험성이 발현되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기본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사람이 실행행위를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겼다면 기본 범죄에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책임원칙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론이다.
(다) 특수강간치상죄가 처음 도입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흉포화·집단화·지능화·저연령화되는 성폭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하여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 또는 강화하는 데에 그 제정 목적이 있었다. 위 법률 제정 과정에서 국회에 제출된 3건의 의원 입법안들은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였으나 공통적으로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한 미수범 적용을 배제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입법자는 형법상 강간치상죄와 마찬가지로 특수강간이 기수에 이르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특수강간의 실행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모두 특수강간치상죄의 기수범으로 처벌하고자 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라)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개념상 인정하면서도, 결과적 가중범에 대한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기본 범죄의 기수 여부와 관계없이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긴 이상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범이 성립한다고 보게 되면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형법 제301조의 강간치상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고, 형법상 강간치상죄의 가중적 구성요건이라 할 수 있는 특수강간치상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규정되어 있다.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으나 피해자가 이로 인하여 상해를 입게 된 경우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개념을 인정하여 형법 제25조 제2항 또는 제26조에 따른 법률상 감경 또는 감면을 하게 된다면,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형법상 강간치상죄의 처단형과 그 하한이 동일해지며, 상한은 오히려 더 낮아져 처단형의 역전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중지범에 대하여는 형의 면제를 선택할 수도 있어 처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사정을 들어 이러한 처벌의 불균형을 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형사사법의 정의에 반하는 해석이다. 굳이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입법의 형식을 통하는 것이 정도이다.
(마) 결과적 가중범의 기본 범죄가 미수에 그쳤으나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긴 경우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으로 인정하면, 결과적 가중범을 규정하고 있는 각칙의 해당 죄에서 미수범을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형법 제29조에 따라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없고, 기본 범죄의 미수범과 그 결과에 대한 과실범이 각각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러나 입법자가 이러한 상황을 의도하고 형법과 형사 특별법의 결과적 가중범 중 일부에 국한하여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었다고 볼 수는 없다.
(바) 특수강간이 기수에 이른 경우와 미수에 그친 경우 사이의 행위불법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결과적 가중범인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 미수범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그대로 관철한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미수범 규정이 적용되는 특수강간상해죄에서 특수강간의 미수에 그친 사람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는, 결과불법뿐만 아니라 행위불법에도 차이가 있어 미수범 규정을 이중으로 적용하여야 한다는 기이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의 반대의견] 구 성폭력처벌법(2020. 3. 24. 법률 제170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는 성폭력처벌법 제8조를 그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으므로,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의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는 성립할 수 있다.
【참조조문】
형법 제1조 제1항, 제15조 제2항, 제25조, 제26조, 제29조, 제51조, 제297조, 제300조, 제301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제5조 제10항에 따라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참조), 제9조 제1항(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참조), 제12조(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 참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14조(현행 제15조 참조),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3. 24. 법률 제170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15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15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사건의 개요 및 쟁점
피고인들은 2020. 3. 28. 피해자 등과 술을 마시던 중 동석한 공소외인이 먼저 귀가하자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공모하고, 합동하여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숙취해소 음료에 미리 소지하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불상량을 넣은 다음 피해자에게 이를 마시게 한 뒤 항거불능의 상태가 된 피해자를 강간하려 하였으나, 피해자의 남편과 공소외인이 피해자에게 계속하여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하고, 공소외인이 피고인 2에게 계속하여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치고, 피해자로 하여금 졸피뎀으로 인하여 일시적인 수면 또는 의식불명의 상태에 이르게 하는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사실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구 성폭력처벌법(2020. 3. 24. 법률 제170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4조 제1항, 형법 제297조에 정한 특수강간치상죄(이하 ‘특수강간치상죄’라 한다) 등으로 기소되었다.
원심은 성폭력처벌법 제15조에서 정한 같은 법 제8조 제1항에 대한 미수범 처벌규정은 제8조 제1항에서 특수강간치상죄와 함께 규정된 특수강간상해죄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 적용될 뿐 특수강간치상죄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성폭력처벌법 제15조에 따른 미수범으로 처벌되어야 한다는 피고인 1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고인 1의 상고이유는 특수강간치상죄에서 기본 범죄인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친 경우에는 미수범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국 이 부분 쟁점은 결과적 가중범인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을 인정할지 여부이다.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이 인정된다면 형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다.
나.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인정 여부
대법원은 2008. 4. 24. 선고한 2007도10058 판결에서 성폭력처벌법이 제정되기 이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에 규정된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138 판결에서 현행 성폭력처벌법과 조문 형식 및 내용이 동일한 구 성폭력처벌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의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도 같은 태도를 취하였다.
이러한 판례의 법리(이하 ‘현재 법리’라 한다)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뿐만 아니라 특수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 후자의 경우 특수강간치상죄의 기수범이 성립할 뿐,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다시 적용되어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에서 정한 제8조 제1항에 대한 미수범 처벌규정은 제8조 제1항에 특수강간치상죄와 함께 규정된 특수강간상해죄의 미수범, 즉 특수강간의 죄를 범하거나 미수에 그친 사람이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 적용될 뿐,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치상죄에는 적용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성립을 부정하는 현재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미수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경우를 이른다(형법 제25조 제1항). 범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였다면 기수범으로는 처벌할 수 없으나, 각칙의 해당 죄에서 미수범 처벌규정을 둔 경우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형법 제29조).
특수강간치상죄를 정한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은 특수강간죄의 기수범(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1항)뿐만 아니라 미수범(성폭력처벌법 제15조, 제4조 제1항)도 범행주체로 포함하고 있다. 특수강간미수죄를 범한 사람은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강간치상죄의 구성요건 중 범행주체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였으므로, 특수강간의 실행행위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면 특수강간치상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별도로 미수범(성폭력처벌법 제15조, 제8조 제1항) 성립 여부는 문제 될 여지가 없다.
2) 형법과 형사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는 결과적 가중범 중 특수강간치상죄와 같이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과실로 생긴 결과적 가중범’과 ‘고의로 그 결과를 일으킨 결합범’을 하나의 조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법형식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입법자가 결과적 가중범에는 성질상 미수범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전제에서 간결하고 효율적으로 조문을 구성한 결과로 볼 수 있을 뿐,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기 위한 입법형식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을 들어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고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입법자의 실질적 의사에 반하게 된다.
결과적 가중범은 기본 범죄에 내재된 전형적 위험성이 발현되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기본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사람이 실행행위를 완료하지 않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겼다면 기본 범죄에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책임원칙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론이다.
3) 특수강간치상죄가 처음 도입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흉포화·집단화·지능화·저연령화되는 성폭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하여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 또는 강화하는 데에 그 제정 목적이 있었다. 위 법률 제정 과정에서 국회에 제출된 3건의 의원 입법안들은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였으나 공통적으로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한 미수범 적용을 배제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입법자는 형법상 강간치상죄와 마찬가지로 특수강간이 기수에 이르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특수강간의 실행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모두 특수강간치상죄의 기수범으로 처벌하고자 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개념상 인정하면서도, 결과적 가중범에 대한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기본 범죄의 기수 여부와 관계없이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긴 이상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범이 성립한다고 보게 되면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형법 제301조의 강간치상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고, 형법상 강간치상죄의 가중적 구성요건이라 할 수 있는 특수강간치상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규정되어 있다.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으나 피해자가 이로 인하여 상해를 입게 된 경우 특수강간치상죄의 미수범 개념을 인정하여 형법 제25조 제2항 또는 제26조에 따른 법률상 감경 또는 감면을 하게 된다면, 별도의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형법상 강간치상죄의 처단형과 그 하한이 동일해지며, 상한은 오히려 더 낮아져 처단형의 역전 현상이 발생할 뿐 아니라, 중지범에 대하여는 형의 면제를 선택할 수도 있어 처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는 사정을 들어 이러한 처벌의 불균형을 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형사사법의 정의에 반하는 해석이다. 굳이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입법의 형식을 통하는 것이 정도이다.
5) 결과적 가중범의 기본 범죄가 미수에 그쳤으나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결과가 생긴 경우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으로 인정하면, 결과적 가중범을 규정하고 있는 각칙의 해당 죄에서 미수범을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형법 제29조에 따라 이를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없고, 기본 범죄의 미수범과 그 결과에 대한 과실범이 각각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러나 입법자가 이러한 상황을 의도하고 형법과 형사 특별법의 결과적 가중범 중 일부에 국한하여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었다고 볼 수는 없다.
6) 특수강간이 기수에 이른 경우와 미수에 그친 경우 사이의 행위불법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결과적 가중범인 특수강간치상죄에 대하여 미수범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그대로 관철한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미수범 규정이 적용되는 특수강간상해죄에서 특수강간의 미수에 그친 사람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경우에는, 결과불법뿐만 아니라 행위불법에도 차이가 있어 미수범 규정을 이중으로 적용하여야 한다는 기이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다. 원심판단의 당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에 정한 특수강간치상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법령의 적용,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심의 양형판단에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 2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4.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의 반대의견
가. 반대의견의 요지
구 성폭력처벌법(2020. 3. 24. 법률 제170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이하 ‘이 사건 미수 규정’이라 한다)는 성폭력처벌법 제8조(이하 성폭력처벌법 조문 인용 시 법명은 생략한다)를 그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으므로, 제8조 제1항의 특수강간치상죄(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의 미수는 성립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 사건 범죄의 미수를 부정한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10058 판결,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138 판결 등은 변경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미수 규정의 올바른 해석
1) 형사법 규정 해석 원칙에 따른 검토
형사법 규정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목적론적 해석도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9도16782 판결 참조).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의 축소해석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위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참조). 이상의 해석 원칙은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해석의 국면에 반영된 결과이다. 한편 법률 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해석은 피해야 하고(대법원 2017. 4. 20. 선고 2011두2144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다256794 판결 취지 각 참조), 이는 형사법 규정 해석에서도 마찬가지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3도5539 판결 취지 참조).
이 사건 미수 규정은 그 규정에 열거된 범죄의 미수 성립과 처벌에 관한 조항이다.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으므로(형법 제25조 제2항), 이는 미수 감경에 관한 조항이기도 하다. 이 사건 미수 규정의 대상 범죄는 ‘제3조부터 제9조 및 제14조’의 죄로 열거되어 있다. 열거된 미수 대상 범죄에는 제8조 제1항에 규정된 이 사건 범죄가 포함되어 있다. 결과적 가중범인 이 사건 범죄의 미수는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으나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만 상정할 수 있다.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과적 가중범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결과적 가중범인 이 사건 범죄의 미수를 상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범죄에 이 사건 미수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은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친 경우 이 사건 범죄가 미수범으로 처벌되고 미수 감경의 대상도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사건 미수 규정의 문언에 따르면 이 사건 범죄는 그 적용 대상임이 명백하고, 달리 이를 배제할 어떠한 문언상 근거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죄를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의 축소해석이므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나중에 살펴보듯이 이러한 축소해석을 정당화할 논거도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축소해석하면 이 사건 미수 규정은 제8조에 규정된 이 사건 범죄에 관한 한 무의미하거나 무용한 조항이 되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미수 규정이 이 사건 범죄에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형사법 규정의 일반적 해석 원칙에 부합한다.
2) 책임주의에 따른 검토
이 사건 미수 규정이 이 사건 범죄에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책임주의에도 부합한다. 책임주의는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해야 한다는 형사책임의 기본 원칙으로서(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된다(헌법재판소 2009. 7. 30. 선고 2008헌가1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결과를 이유로 중하게 처벌하는 결과적 가중범은 자칫 전근대적인 결과책임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으므로 그 처벌은 책임주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결과적 가중범에 관한 형법 제15조 제2항에서 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외에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 가능성까지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결과적 가중범 미수 인정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책임주의는 범죄의 불법성과 형벌 사이의 균형과 비례를 요구한다. 그런데 결과적 가중범의 기본 범죄가 미수에 그친 경우와 기수에 이른 경우의 불법은 같지 않다. 따라서 입법자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의 정신에 따른 평등원칙이나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비례원칙을 토대로, 기본 범죄가 미수에 그친 경우를 결과적 가중범 미수로 취급함으로써 그 불법의 차이를 반영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을 통해 형사재판에서 책임주의에 상응하는 적절하고 균형 있는 양형을 도모할 수 있다. 이 사건 범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성폭력 범죄의 무게를 고려하여 높게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사건 범죄의 구체적 불법 정도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표지인 ‘합동’의 불법성, ‘위험한 물건’의 위험성이나 ‘상해’의 정도는 각각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범행 동기나 방식, 가담 정도, 미수에 그친 경위, 피해자의 의사, 피해 회복 등 다른 양형인자까지 고려하면 미수 감경이 적절한 사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 사건 미수 규정은 이러한 사안의 가능성도 고려하여 책임주의의 관점에서 미수 감경의 여지를 열어 놓은 조항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본다고 성폭력 범죄 처벌이 지나치게 느슨해지거나 다른 범죄와의 관계에서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미수 감경은 원칙적으로 임의적 감경이므로(형법 제25조 제2항), 중형이 요구되는 사안에서는 법원이 미수 감경을 하지 않으면 충분하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범죄의 미수 감경이 허용되면 미수 감경이 허용되지 않는 형법상 강간치상죄와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하나, 이 사건 범죄는 형법상 강간치상죄보다 법정형이 높으므로 법원이 미수 감경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면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처벌의 불균형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건 범죄의 미수 감경을 허용하지 않으면 특수강간상해죄…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