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26년 7월 9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이흥구,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노경필·이숙연입니다. 변호인은 법무법인 선정 외 3명입니다.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26노212(2026년 4월 29일 선고)입니다.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1] 대통령의 헌법상 불소추특권에 관한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이 범한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의 죄에 대한 재직 중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되는지 여부(소극)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라)목에서 관련범죄 중 하나로 규정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에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및 ‘직접’의 의미 / 위 규정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한 취지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3] 국무위원의 국무회의에 관한 심의권이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인지 여부(적극) /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인 ‘권리’의 의미 및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권리행사 방해의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4]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인 이른바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은 지극히 신중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5]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6]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의 압수ㆍ수색에 관하여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의 의미 및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헌법 제84조의 문언, 불소추특권의 취지 및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의 죄(이하 ‘불소추특권 대상범죄’라 한다)에 대한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소추’는 사전적으로 ‘형사 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 제84조의 문언은 형사상의 ‘소추’를 금지하고 있을 뿐,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② 대통령에 대한 재직 중 수사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로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불소추특권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상 원칙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그 예외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③ 수사란 범죄혐의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를 제기ㆍ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범인을 발견ㆍ확보하고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의미한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피의자인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하여 수사하는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일시적인 소추의 유예라는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서,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건을 접수하거나,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등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④ 이러한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보는 것은 불소추특권의 문언이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수사에 의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법의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 (라)목은 관련범죄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이란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 개시 단계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구체적인 관련범죄의 혐의를 알게 된 경우를 의미하고,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관련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직접’은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성’은 수사의 대상, 수사의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ㆍ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처럼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한 취지는, 밀접하게 연관된 혐의사실을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사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아울러 피의자의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사건의 분리로 인한 방어활동의 단절과 중복을 방지함으로써 실효적인 방어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위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공수처법의 제정 목적과 체계,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과의 관계,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구체적 사회정의의 실현, 적정절차의 보장이라는 형사법의 이념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3] 국무회의는 대통령ㆍ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구성되며,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함으로써(헌법 제88조 제1항, 제2항), 정책결정에 신중함과 정합성을 기하는 한편,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의체 형태의 헌법기관이다. 국무위원은 의장인 대통령에게 의안을 제출하고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으며(정부조직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회의에 참석하여 국정을 심의할 권한이 있는바(헌법 제87조 제2항), 국무위원의 국무회의에 관한 심의권은 국무위원 각자가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우리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이자,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무로서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에 해당한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권리’는 법률에 명기된 권리에 한하지 않고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이면 족한 것으로서, 공법상의 권리인지 사법상의 권리인지를 묻지 않는다.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직무행위의 목적,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단순히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
[4] 입헌적 법치주의국가의 기본원칙은 어떠한 국가행위나 국가작용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그 테두리 안에서 합헌적ㆍ합법적으로 행하여질 것을 요구하고, 이러한 합헌성과 합법성의 판단은 본질적으로 사법의 권능에 속하는 것이다. 다만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에 대하여는 이른바 통치행위라 하여 법원 스스로 사법심사권의 행사를 억제하여 그 심사대상에서 제외하는 영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사법심사의 자제가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치주의 이념을 구현해야 할 법원의 책무를 태만히 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그 인정을 지극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5]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그가 한 일이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 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했는지 등을 살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6]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제1항). 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의 압수ㆍ수색에 관하여 그 장소의 책임자에게 승낙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승낙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압수ㆍ수색을 통한 실체적 진실 발견의 요청과 군사상 비밀 보호의 필요성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양 법익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승낙거부권의 행사 요건과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압수ㆍ수색의 허용 여부가 책임자의 주관적 판단이나 재량에 따라 좌우되도록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및 체계와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란 국가의 안전보장, 국방ㆍ통일ㆍ외교상의 이익, 헌법적 기본질서의 유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에 따른 추상적인 비공개 필요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영장 집행으로 인해 위와 같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를 제시해야
【참조조문】
[1] 헌법 제84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라)목 / [3] 헌법 제87조 제2항, 제88조 제1항, 제2항, 정부조직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법 제123조 / [4] 헌법 제101조 / [5] 형법 제123조 / [6] 형사소송법 제110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한 수사절차의 위법을 다투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1)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과 수사권의 관계
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대통령의 헌법상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의 죄(이하 ‘불소추특권 대상범죄’라 한다)를 범한 경우에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된다.
헌법 제84조가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을 부여한 취지는 국가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고려하여 안정적인 직무 수행을 보장하고, 그 권위를 확보하여 국가의 체면과 권위를 유지하는 데 있다(헌법재판소 1995. 1. 20. 선고 94헌마24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는 헌법 제11조에서 천명한 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대통령 개인에 대한 특혜가 아닌 대통령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결단이다.
나) 위와 같은 헌법 제84조의 문언, 불소추특권의 취지 및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소추’는 사전적으로 ‘형사 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 제84조의 문언은 형사상의 ‘소추’를 금지하고 있을 뿐,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2) 대통령에 대한 재직 중 수사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로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불소추특권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상 원칙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그 예외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3) 수사란 범죄혐의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를 제기ㆍ유지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범인을 발견ㆍ확보하고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도3329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피의자인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하여 수사하는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일시적인 소추의 유예라는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서,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건을 접수하거나,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등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4) 이러한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보는 것은 불소추특권의 문언이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수사에 의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법의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2) 고위공직자범죄 ‘관련범죄’의 의미 및 판단 기준
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독립된 기관에서 수사ㆍ기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위공직자의 범죄 및 비리 행위를 감시ㆍ척결하고 국가 운영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위직 공무원의 일정한 직무범죄인 ‘고위공직자범죄’(제2조 제3호)와 그 ‘관련범죄’(제2조 제4호)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권 및 기소권을 부여하고 있다(제3조 제1항). 또한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사건 이첩요청권 및 상대 수사기관의 이첩의무, 다른 수사기관의 즉시통지의무를 두어(제24조 제1항, 제2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고위공직자범죄 및 관련범죄에 대한 우선적인 수사권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본래의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범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제2조 제3호 각 목), 관련범죄에 대하여는 유형을 세분화하여 정하는 한편,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로 관련범죄의 범위를 제한하는 등(제2조 제4호 각 목) 관련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무분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나)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은 관련범죄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이란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 개시 단계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구체적인 관련범죄의 혐의를 알게 된 경우를 의미하고,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관련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도5939 판결 등 참조). 또한 ‘직접’은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성’은 수사의 대상, 수사의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ㆍ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도6707 판결 등 참조).
이처럼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한 취지는, 밀접하게 연관된 혐의사실을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사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아울러 피의자의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사건의 분리로 인한 방어활동의 단절과 중복을 방지함으로써 실효적인 방어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위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공수처법의 제정 목적과 체계,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과의 관계,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구체적 사회정의의 실현, 적정절차의 보장이라는 형사법의 이념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기본적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은 2024. 12. 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고인, 공소외 1, 공소외 2’를 피고발인으로, 죄명을 ‘직권남용, 내란죄 등’으로 한 고발장을,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은 같은 날 ‘피고인, 공소외 1, 공소외 3’을 피고발인으로, 죄명을 ‘직권남용 및 내란죄’로 한 고발장을 각각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고발장’이라 한다).
나) 이 사건 각 고발장에 직권남용죄로 기재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여 비상계엄 선포 후 경찰관, 계엄군으로 하여금 국회 출입 통제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것이었고, 내란죄로 기재된 내란우두머리 혐의는 ‘피고인이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후 위와 같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4. 12. 5. 이 사건 각 고발장을 수리한 뒤, 2024. 12. 6. 공소외 1 등에 대하여 체포영장, 압수ㆍ수색ㆍ검증영장을 청구하는 등으로 수사상 조치를 시작하였다.
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5. 1. 23. 수사를 종결하고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내란우두머리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부하면서 공소제기를 요구하였고, 검사는 2025. 1. 26.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내란우두머리죄로 기소하였다.
4)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수사 개시의 적법 여부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수처법 제2조 제3호 (가)목이 정한 ‘고위공직자범죄’이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다. 위 죄가 불소추특권 대상범죄라 하더라도, 피고인을 피의자로 한 고발장을 수리한 것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하여 수사를 개시한 것은 적법하다.
나)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죄에 대한 수사권의 존부
(1) 이 사건 각 고발장에는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죄 혐의사실도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를 수리함으로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는 한편,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죄 혐의 또한 구체적으로 인식하여 이에 대한 수사도 개시하였다.
수사의 효율성과 연속성 확보라는 공수처법상 관련범죄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고위공직자범죄를 본래의 수사대상으로 설정한 공수처법의 취지를 잠탈하여 관련범죄 수사를 위해 형식상으로만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같이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면서 구체적인 관련범죄의 혐의를 알게 된 경우도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의 의미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련범죄인 내란우두머리죄 혐의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가 고위공직자범죄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수사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된 경우로 한정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4. 12. 5. 이 사건 각 고발장을 수리한 무렵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 다음, 이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여 공소제기를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기소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내란우두머리죄 수사를 목적으로 형식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수사를 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요건 해당성을 배제할 만한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또한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그에 따라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되므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고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서로 연결된다. 나아가 내란우두머리 혐의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신속한 수사를 통해 구체적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보이므로,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
(3) 결국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서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관련범죄에 해당하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다.
다) 공수처법 제27조 등에 의한 수사 제한 여부
공수처법 제27조는 "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하여 불기소 결정을 하는 때에는 해당 범죄의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수처법 제27조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기소권을 갖는 사건, 즉 종국 결정 권한이 있는 사건에 대하여 불기소 결정을 하는 때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권만 가질 뿐 기소권을 갖지 않아 불기소 결정 권한이 없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내란우두머리죄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의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는 데다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내란우두머리죄의 구성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양자가 흡수관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 어느 모로 보나 공수처법 제27조에 따른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위 각 죄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지 않고 진행한 것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소결론
그렇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위공직자범죄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하여 수사를 개시하면서, 이와 관련범죄인 내란우두머리죄를 인지하여 수사를 진행한 것에 수사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이 든 이유 중 일부는 적절하지 아니하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한 수사절차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국무위원 심의권의 의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요건
가) 국무회의는 대통령ㆍ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구성되며,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함으로써(헌법 제88조 제1항, 제2항), 정책결정에 신중함과 정합성을 기하는 한편,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의체 형태의 헌법기관이다. 국무위원은 의장인 대통령에게 의안을 제출하고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으며(정부조직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회의에 참석하여 국정을 심의할 권한이 있는바(헌법 제87조 제2항), 국무위원의 국무회의에 관한 심의권은 국무위원 각자가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우리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이자,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무로서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에 해당한다.
나)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권리’는 법률에 명기된 권리에 한하지 않고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이면 족한 것으로서, 공법상의 권리인지 사법상의 권리인지를 묻지 않는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도7312 판결 등 참조).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직무행위의 목적,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3339 판결,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5186 판결 등 참조).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단순히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도1510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국무회의에 관한 국무위원의 심의권은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으로서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권리’에 해당하는데, 국무회의 의장인 피고인이 계엄 선포 및 계엄사령관 임명에 관한 국무회의를 소집하면서 일부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참석할 수 없는 시점에 소집 통지를 함으로써 국무회의 심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국무회의를 소집ㆍ주재할 권한을 남용하여 해당 국무위원의 심의권 행사를 현실적으로 방해한 것이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인 ‘권리’의 의미, 직권의 ‘남용’, 권리행사방해의 결과 및 인과관계,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허위공문서작성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 공소외 4, 국무총리 공소외 5, 국방부장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인 비상계엄 선포 전에 국무총리, 국방부장관이 부서(副署)한 문서에 따라 2024. 12. 3. 22:00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과 같은 내용의 2024. 12.…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사건 이름 확인 근거: 기사 1기사 2기사 3기사 4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