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8년 11월 22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전원합의체 결정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김명수,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조재연·박정화·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입니다. 변호인은 법무법인 충정·박영화 외 1명입니다.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항소인인 피고인과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같은 통지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때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의 기산일(=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 /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되면 그 국선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을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의 경우까지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형사소송법은 항소법원이 항소인인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기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제361조의2 제2항),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에 변호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변호인에게 다시 같은 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 이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과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경우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여야 한다.
한편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되면 그 국선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의 경우까지 확대해서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
결국, 형사소송법이나 그 규칙을 개정하여 명시적인 근거규정을 두지 않는 이상 현행 법규의 해석론으로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 항소법원은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의의, 형사소송법상 국선변호인 제도의 취지, 필요적 변호사건의 성격, 형사 항소심 소송절차에서 항소이유서의 제출이 지니는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의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였으나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직권으로 기존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취소하였다면, 항소법원은 피고인이 소송지연 등을 위하여 새로 변호인을 선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 그 변호인에게 항소이유서 작성·제출을 위한 기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은 국선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때부터 기산되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서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지나버린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에 항소이유서를 작성·제출해야만 한다. 이는 법원이 피고인을 위하여 선정한 국선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고도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간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사선변호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수의견은 피고인의 방어능력을 보충할 필요가 불가결한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사실상 단축시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된 경우와 이 사건의 유사성이 인정되므로, 그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 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을 위한 변호인의 조력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취지에 부합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4항, 제108조, 형사소송법 제30조, 제33조 제1항, 제282조, 제283조, 제357조, 제361조의2 제1항, 제2항, 제361조의3 제1항, 제361조의4 제1항, 제364조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1조, 제18조 제1항 제1호, 제156조의2 제1항, 제3항, 제164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재항고이유(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결정에 대하여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원심결정에 대한 불복방법은 재항고이므로 위 상고장을 재항고장으로 본다)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와 쟁점
가. 재항고인은 제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항소장에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 원심은 2015. 3. 10.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필요적 변호사건인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같은 달 12일 국선변호인에게, 같은 달 13일 피고인인 재항고인에게 국선변호인 선정결정과 소송기록접수 사실을 통지하였다.
나. 재항고인과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던 중 재항고인은 2015. 3. 23.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였다. 원심은 같은 달 24일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취소하였고 사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았다. 사선변호인은 2015. 5. 21. 원심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다.
다. 원심은 2015. 7. 3.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따라 결정으로 재항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위 항소이유서가 재항고인 또는 종전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날부터 기산하여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1개월 이상 지난 다음 제출되었고, 제1심판결에 직권조사사유도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라. 재항고인은 원심이 사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다시 송달하고 그 통지서 송달일자를 기준으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산정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항고를 하였다.
마. 이 사건은 필요적 변호사건인데, 항소법원이 이미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였으나,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던 중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국선변호인 선정이 취소되었다. 이러한 경우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후에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지 여부
가. 형사소송법은 항소법원이 항소인인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기 전에 변호인의 선임이 있는 때에는 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제361조의2 제2항),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에 변호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변호인에게 다시 같은 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 이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과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경우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자 2006모623 결정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되면 그 국선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의 경우까지 확대해서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
아래에서 그 이유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나. 항소인 또는 변호인에게 일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 제출의무를 부과할 것인지 여부나 그 기간 내에 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할 것인지 여부 등은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형사 항소심의 구조와 성격, 형사사법절차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재량의 문제이다.
형사소송법은 형사재판의 당사자에게 항소권을 부여하면서(제357조), 항소이유서 제출의무를 부과하고(제361조의3), 일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본안에 관해서 판단하지 않고 형식적 재판인 항소기각결정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제361조의4 제1항). 이는 피고인의 인권보장과 함께 사법자원을 균형있게 배치하고 신속·원활한 항소심 재판의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만일 당사자가 법률에 정해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지키지 못하였는데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면, 항소이유서 제출을 통한 항소심 심판대상의 확정과 신속·원활한 항소심 재판의 구현이라는 항소이유서 제출제도의 목적은 유명무실하게 된다. 위와 같이 제361조의4 제1항이 항소심 재판을 받을 기회를 일부 제한하는 측면이 있으나, 항소이유서 제출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위 조항이 추구하는 신속·원활한 항소심 재판 운영이라는 공익은 당사자의 권리구제라는 사익과 비교해도 그 중요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대법원 2003. 5. 20. 자 2003초기165 결정, 대법원 2005. 12. 5. 자 2005초기316 결정, 헌법재판소 2005. 3. 31. 선고 2003헌바3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다. 사선변호인의 선임은 피고인 등 변호인 선임권자(형사소송법 제30조)와 변호인의 사법상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국선변호인의 선정은 법원의 재판행위이므로, 양자는 그 성질이 다르다.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은 소송기록접수통지 외에도 사선변호인과 국선변호인을 구분하여 달리 취급하고 있다. 법원은 일정한 경우 직권 또는 피고인의 청구 등에 따라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3조),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사건에 관하여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하고 만일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은 때에는 직권으로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82조, 제283조, 제370조).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후에도 법원은 그 선정 취소, 사임 허가, 감독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형사소송규칙 제18조 내지 제21조).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에는 형사소송절차에서 단순히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실질적인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업무 감독과 절차적 조치를 취할 책무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2. 2. 16. 자 2009모1044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반면 사선변호인은 피고인 등 선임권자가 변호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직접 변호인으로 선임함으로써 그 지위를 취득하게 되고, 사선변호인의 행위와 활동범위는 위임계약의 내용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선변호인의 선임과 활동, 선임권자와의 관계에 국가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이는 필요적 변호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다르지 않다.
라. 소송기록접수통지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의 기산점이 되므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 경우와 그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은 항소법원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데, 사선변호인에게는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기 전에 선임된 경우에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2항)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어디에도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후에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같은 통지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 않다. 반면 국선변호인에게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2항 외에도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가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후에 선정되더라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 경우를 추가로 정하고 있다.
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제2항은 항소이유서 제출제도를 도입한 1961년에 신설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나, 국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정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각항은 1996년부터 순차로 신설되었다.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1항은 법 제33조 제1항의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국선변호인 선정과 그 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 통지의무를 정한 것으로, 형사소송절차의 신속을 도모하고 항소심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1996. 12. 3. 대법원규칙 제1441호로 신설되었다. 2006. 3. 23. 대법원규칙 제2013호로 신설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2항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법 제33조 제2항에 따른 국선변호인 선정청구가 있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경우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에 따라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한 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선정결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경우 그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은 소송기록접수통지에 관하여 사선변호인과 국선변호인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정하고 있다. 항소법원이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새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였더라도, 그 사선변호인에게 새로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할 근거가 없다. 따라서 사선변호인이 피고인 또는 국선변호인의 소송기록접수통지 수령일부터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도록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항소이유서 부제출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항소법원이 사선변호인 선임을 이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취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마. 한편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되면 그 국선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의 경우까지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없다.
(1) 법정기간 준수 여부의 기준이 되는 소송기록접수통지와 관련하여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도모하는 소송절차 규정의 특성과 위에서 본 국선변호인과 사선변호인의 차이를 고려하면, 국선변호인의 변경을 대상으로 하는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을 사선변호인에게 그대로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법원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체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게을리한 것이 아니라면, 이후 피고인 등이 사법상 위임계약에 따라 사선변호인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법원의 관리·감독 의무가 발생할 여지는 없으므로,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국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에 관한 규정을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이유가 없다.
종래 대법원은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국선변호인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를 사선변호인에게도 유추적용하여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적이 있었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도4694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11486 판결 등). 그러나 그 사안들은 법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선변호인 선정을 지체한 잘못을 인정할 수 있었던 경우로서 법원이 피고인을 위해 국선변호인 선정의무를 다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된 경우를 전제하고 있는데, 이 사건은 피고인이 선정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으로써 변호인이 사선변호인으로 변경된 경우로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은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에서 정한 내용과 사안이 다르고, 이러한 경우까지 위 규정을 확대적용할 이유가 없다. 이 사건에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 보더라도 유추의 전제가 되는 ‘법령의 공백’이 존재하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다.
(2)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경우까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한다는 이유로 예외를 인정한다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처음부터 사선변호인이 선임된 경우라고 해서 달리 취급할 이유도 없다. 그 결과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이 처음부터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였으나 그 사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던 중 다른 사선변호인으로 교체된 경우 또는 국선변호인과 사선변호인의 변경이 반복된 경우 등 그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도 변경된 변호인에게 새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해치고, 신속하고 원활한 항소심 재판을 구현하려는 항소이유서 제출제도의 취지에도 반한다.
(3) 항소법원이 이미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때에는 법률전문가인 사선변호인은 선임과정에서 피고인 등으로부터 피고인이나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진 시점을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사선변호인의 기본적인 임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사선변호인은 소송기록이 항소심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사선변호인으로서는 당연히 피고인이나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있었던 날을 확인하여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우까지 소송기록접수통지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제3항을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하여 새로운 사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다시 해야 할 이유가 없다.
(4) 더구나 위와 같은 확대적용 또는 유추적용으로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경제적 능력이 있는 피고인은 이미 선정된 국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후 다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여 사실상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피고인이 형사소송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기 위하여 소송기록접수통지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경제적 능력이 없는 피고인과 비교하여 형평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5) 형사소송규칙 제164조는 제156조의2 규정을 상고심 절차에도 준용하고 있으므로, 위에서 본 문제점은 상고심 절차에서도 그대로 발생할 수 있다. 제156조의2 규정을 사선변호인에게도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한다면 항소심이나 상고심의 운영에 예기치 못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바. 결국, 형사소송법이나 그 규칙을 개정하여 명시적인 근거규정을 두지 않는 이상 현행 법규의 해석론으로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고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취소한 경우 항소법원은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의 해결
원심은, 이 사건에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국선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하여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적법한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며, 직권조사사유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옳다(더군다나 이 사건 항소심 변호인 중의 한 사람은 제1심에서도 변호인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의 내용이나 진행경과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원심의 조치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4. 결론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 대법관 김재형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과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5.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의의, 형사소송법상 국선변호인 제도의 취지, 필요적 변호사건의 성격, 형사 항소심 소송절차에서 항소이유서의 제출이 지니는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의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항소법원이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였으나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항소법원이 직권으로 기존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취소하였다면, 항소법원은 피고인이 소송지연 등을 위하여 새로 변호인을 선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여 그 변호인에게 항소이유서 작성·제출을 위한 기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수의견은 이와 달리 이러한 경우에는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