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5년 8월 20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양승태,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민일영·이인복·이상훈·김용덕·박보영·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조희대·권순일·박상옥입니다. 변호인은 법무법인(유한) 원 외 4명입니다.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11노3260(2013년 9월 16일 선고)입니다.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308조에서 규정하는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2]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甲 주식회사 대표이사 乙에게서 3차례에 걸쳐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乙이 검찰의 소환 조사에서는 자금을 조성하여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이를 번복하여 자금 조성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을 부인하고 자금의 사용처를 달리 진술한 사안에서, 자금 사용처에 관한 乙의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므로, 乙의 검찰진술 등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소영의 반대의견]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사람을 상대로 증거를 수집하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피고인 아닌 사람을 소환하여 진술을 듣고 이를 조서로 작성하는 일련의 증거수집과정이 수사의 정형적 형태를 벗어남으로써 실체적 진실 규명과 기본적 인권 보장을 목표로 하는 형사사법절차의 존재 의의와 목적에 비추어 수사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있을 경우에는,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이 존재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판중심주의 원칙과 전문법칙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아닌 사람이 공판기일에 선서를 하고 증언하면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하는 경우에, 공개된 법정에서 교호신문을 거치고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이루어진 자유로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증거로 삼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 이때 단순히 추상적인 신빙성의 판단에 그쳐서는 아니 되고, 진술이 달라진 데 관하여 그럴 만한 뚜렷한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않다면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까지 한 법정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함이 원칙이다.
[2]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甲 주식회사 대표이사 乙에게서 3차례에 걸쳐 약 9억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乙이 검찰의 소환 조사에서는 자금을 조성하여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이를 번복하여 자금 조성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을 부인하고 자금의 사용처를 달리 진술한 사안에서,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상 검찰진술보다 법정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乙의 법정진술을 믿을 수 없는 사정 아래에서 乙이 법정에서 검찰진술을 번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조성 자금을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공여하였다는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될 수는 없고,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두루 살펴 판단할 때 자금 사용처에 관한 乙의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므로, 乙의 검찰진술 등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 / [2]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44조의4 제1항, 제3항, 제307조, 제308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인 1의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유죄의 인정을 위한 심증형성이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의심을 일일이 배제할 정도까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의심’은 막연한 의문·불신이나 단지 관념적인 가능성만으로 품게 되는 의심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기초하여 볼 때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이 존재할 개연성이 있다고 할 정도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지닌 의심임을 요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도1755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이 ○○건영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1로부터 ① 2007. 3. 31.부터 2007년 4월 초순경 사이 피고인 1의 아파트 단지 부근의 구 도로에서 여행용 가방에 담긴 현금 1억 5,000만 원, 액면금 1억 원의 자기앞수표 1장(이하 ‘이 사건 1억 원 수표’라 한다) 및 5만 달러(이하 ‘1차 정치자금’이라 한다)를, ② 2007. 4. 30.부터 2007년 5월 초순경 사이 피고인 1의 아파트에서 여행용 가방에 담긴 현금 1억 3,000만 원 및 17만 4,000달러(이하 ‘2차 정치자금’이라 한다)를, ③ 2007. 8. 29.부터 2007년 9월 초순경 사이 피고인 1의 아파트에서 여행용 가방에 담긴 현금 2억 원 및 10만 3,500달러(이하 ‘3차 정치자금’이라 한다)를 정치자금으로 기부받았다는 것이다.
원심은, 공소사실과 같은 일시·장소에서 그와 같은 방법으로 3차례에 걸쳐 합계 약 9억 원을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으로 공여하였다는 공소외 1의 일관된 검찰진술 내용은 비록 공소외 1이 제1심 법정에서 그 검찰진술을 번복하였더라도 신빙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공소외 1의 검찰진술과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의 수사는 누군가의 제보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된 공소외 1이 먼저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을 공여한 사실을 진술한 후 그에 부합하는 증거들 즉, 이 사건 1억 원 수표와 달러를 포함하여 공소사실과 같이 3차례에 걸친 자금 조성 시점 및 내역과 일치하는 객관적인 금융자료, 정치자금을 담아 운반하였다는 여행용 가방의 구입 영수증(1차 및 2차 정치자금 수수 시기와 비슷한 2007. 3. 30. 및 2007. 4. 30. ○○건영의 법인카드로 구입한 것이다), ○○건영의 경리부장으로서 공소외 1의 지시를 받아 공소사실과 같은 자금의 조성에 관여한 공소외 2의 진술, 공소외 2가 작성한 이른바 B 장부 사본, 채권회수목록 등의 자료가 차례로 조사되거나 제출되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2) 공소사실과 같은 자금 조성 시점 및 내역은 예금계좌 추적 결과, 환전 기록 등 객관적인 금융자료를 통하여 인정된다. 공소외 1도 제1심 법정에서 3차례에 걸쳐 현금과 달러, 이 사건 1억 원 수표로 약 9억 원을 조성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각 조성 자금의 사용처만 검찰진술과 달리 피고인 1의 보좌 역할을 하던 피고인 2에게 빌려주거나 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원심은 물론 피고인 1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조차도 그러한 사용처에 관한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을 믿지 아니하였다.
(3) 공소외 2는 공소외 1의 지시를 받아 달러로 자금을 조성하고 여행용 가방을 구입하여 그 안에 현금과 달러 등을 넣은 것은 공소사실과 같이 3차례밖에 없는데, 공소외 1이 매번 자금 조성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를 강조하고 은연중에 ‘피고인 1에게 전달할 정치자금’이라는 의미로 말해 주었기 때문에 공소외 1이 조성을 지시한 자금이 피고인 1에게 공여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이와 별도로 피고인 2에게 전달할 자금의 경우 공소외 1이 ‘피고인 2에게 가는 돈’이라고 이야기하여 ‘피고인 2’라고 B 장부 등에 따로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공소외 2가 공소외 1의 지시에 따라 ○○건영의 비자금 관리용 예금계좌의 입출금 내역 및 비자금의 사용 내역을 기록하여 공소외 1의 확인을 받은 B 장부에는 ‘2007. 4. 30. 현금 1억 3,000만 원 및 17만 4,000달러 지출, 2007. 8. 27. 1억 원 상당 달러 지출’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2차 조성 자금 전부 및 3차 조성 자금 중 일부에 대응한다. 공소외 2가 별도로 작성한 채권회수목록 등에도 ‘의원’, ‘□의원’ 등의 표시와 함께 ‘2007. 3. 30. 3억 원 지급, 2007. 8. 20. 2억 원 지급, 합계 5억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이는 1차 조성 자금 전부 및 3차 조성 자금 중 일부와 일치한다. 위 서류들은 모두 이 사건에 관한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작성되어 있던 것들이다.
(4) 공소외 1은 2004년 5월경 아버지 공소외 3의 소개로 본관(청주 □씨)이 같은 피고인 1에게 주변 시세보다 싸게 보증금을 받고 지역구 당원협의회 사무실 공간을 임대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피고인 1과 함께 식사를 하고 피고인 1로부터 넥타이를 선물로 받았다. 또한, 공소외 1은 2006. 12. 20. 피고인 1의 총리공관 만찬에 초대되어 그 전까지는 알지도 못하였던 △△△그룹 공소외 4 회장 등과 함께 식사를 하고 2007년 3월경 피고인 1의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에 관여한 적도 있다. 공소외 1의 휴대전화기에는 피고인 1의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가명으로 저장되어 있었고, 실제로 2008. 2. 25. 피고인 1이 공소외 1에게 전화하여 5분 42초 동안 통화한 내역 등이 남아 있다.
공소외 1은 ○○건영의 부도 충격으로 2008. 2. 27. 입원하였는데, 같은 날 피고인 1이 연락을 받고 직접 공소외 1의 병문안을 가기도 하였다. 피고인 1이 2008. 2. 27. 직접 공소외 1을 병문안한 다음 날인 2008. 2. 28. 피고인 2가 ○○건영의 운전기사인 공소외 5에게 현금 2억 원을 전달하였다. 아울러 그 직후인 2008. 2. 28. 15:30경 공소외 1이 피고인 1에게 전화하여 31초 동안 통화한 내역 및 그 20분 후인 15:50경 피고인 1이 공소외 1에게 전화하여 30초 동안 통화한 내역이 각각 남아 있다.
(5) 피고인 1의 동생인 공소외 6은 2009. 2. 23. 전세금 잔금 1억 8,900만 원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였는데, 거기에는 이 사건 1억 원 수표가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공소외 6은 이 사건 1억 원 수표에 관한 언론보도 직후 이 사건 1억 원 수표를 빌려주었다는 피고인 2와는 일절 접촉하지 않고 피고인 1과 상의하여 이 사건 1억 원 수표의 최종 소지인으로부터 그 수표의 사본을 받아 피고인 1에게 전달하였다.
라.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의 인정에 관건이 되는 주요 증거 및 사실 등과 관련하여 원심이 판단한 요지는 아래와 같다.
(1) 공소외 1의 검찰진술 내용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공소외 1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경위와 장소 및 방법에 관한 공소외 1의 검찰진술이 허위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공소외 1과 피고인 1이 상당한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인정할 수 있으며, 서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들 또는 피고인 1에 대한 배신감, 빼앗긴 회사를 되찾으려는 목적이나 추가 기소에 대한 두려움, 공소외 7의 회유 등 공소외 1이 검찰에서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라고 주장되는 사정은 모두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근거가 되기 어렵다.
(2) 공소외 2의 진술 내용이 객관적인 자료와 대체로 부합하고 설득력이 있는 점, 허위 진술을 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점, 공소외 1이 피고인 2에게 전달할 자금을 피고인 1에게 공여하는 정치자금이라고 말하였을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 조성 자금이 피고인 1에게 공여되었다는 취지인 공소외 2의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공소외 2가 작성한 B 장부와 채권회수목록 등의 서류에 기재된 피고인 1 관련 부분도 공소외 2의 진술과 마찬가지로 신빙성 내지 정확성이 있다.
(3) 공소사실과 일치하는 자금 조성 및 환전 내역에 관한 객관적인 금융자료, 공소외 1이 자금을 담아 운반하였다는 여행용 가방의 구입 내역 등은 공소외 1이 조성 자금을 피고인 1에게 전달하였다는 점에 대한 직접적인 증명력은 없을지라도, 다른 증거자료들과 종합하여 볼 경우 공소사실에 관한 증명력이 있다.
(4) 공소외 1은 검찰에서 ○○건영의 1차 부도 직후 피고인 1이 2억 원을 반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실제로 피고인 1이 공소외 1을 병문안한 다음 날인 2008. 2. 28. 공소외 1이 2억 원을 전달받고 나서 그 직후 피고인 1과 2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은 2억 원을 반환한 주체가 피고인 2가 아닌 피고인 1임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자료이다.
(5) 이 사건 1억 원 수표는 피고인 1의 동생인 공소외 6에 의하여 사용되었는데, 피고인 2가 이 사건 1억 원 수표를 공소외 6에게 빌려주고 공소외 6이 수표 4장으로 갚았다는 피고인 2 및 공소외 6의 진술은 믿을 수 없고, 종전까지 아무런 금전 거래가 없었던 사이로 보이며 통상적인 금전 거래의 형태라고 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위 각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
마.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사실과 판단 요지를 중심으로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여 증명력이 없는 증거를 채택하는 등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거나, 증거의 신빙성 내지 증명력, 증명책임 및 유죄 인정을 위한 증명의 정도, 현장 부재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거나, 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 구체적인 이유로는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이유에 덧붙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 수 있다.
(1) 공소외 1이 공소사실과 같이 3차례에 걸쳐 현금과 달러 등을 섞어서 각 3억여 원씩 총 9억 원 정도의 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객관적인 금융자료에 의하여 인정될 뿐만 아니라 공소외 1이 제1심 법정에서도 시인한 부분이다.
다만 공소외 1은 검찰에서 그 조성 자금을 모두 피고인 1에게 직접 공여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이를 번복하여 피고인 2에게 빌려주거나 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1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조차도 공소외 1이 조성 자금의 사용처로 새로 지목한 피고인 2 및 공소외 8, 공소외 9를 증인으로 신문하여 직접 그 진술을 들은 후, 이전까지 공소외 1과 금전 거래가 없던 피고인 2가 변제기나 이자 약정도 없이 현금으로 3억 원을 빌린다는 것 자체가 경험의 법칙에 반하고 3억 원이라는 거액을 예금계좌 이체 등의 방법이 아닌 현금과 이 사건 1억 원 수표로 받을 이유가 없는 점, 공소외 8이나 공소외 9가 공소외 1로부터 공사 수주와 관련하여 달러를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외 1이 공소외 8, 공소외 9와의 대질신문을 앞두고 진술을 번복하거나 대질신문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을 이유로, 조성 자금의 사용처에 관한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을 믿지 아니하였으며, 이는 원심도 다르지 않다. 원심 및 제1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소외 1이 조성 자금의 사용처로 법정에서 주장한 사실이 진실일 수도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으로 배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의 핵심은 조성 자금의 사용처에 관한 공소외 1의 검찰진술과 법정진술 중 어느 쪽을 믿을 것인지가 아니라 조성 자금을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으로 공여하였다는 공소외 1의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상 검찰진술보다 법정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공소외 1의 법정진술을 믿을 수 없는 사정 아래에서 단지 공소외 1이 법정에서 검찰진술을 번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조성 자금을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으로 공여하였다는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될 수는 없다. 또한, 공소외 1의 진술을 직접 들은 제1심조차도 공소외 1의 법정진술 중 조성 자금의 사용처에 관한 핵심적인 부분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 원심이 공소외 1을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지 않았다고 하여 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결국 공소외 1의 검찰진술의 신빙성은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를 두루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
(2) 이러한 전제하에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조성 자금의 사용처에 관한 공소외 1의 검찰진술의 신빙성은 넉넉히 인정된다.
(가) 공소외 1은 제1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자금의 사용처에 관한 검찰진술을 번복하면서도, 검찰에서 수십 회에 걸친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을 공여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여 검찰진술의 진정성립과 임의성을 긍정하였다. 그런데 공소외 1이 스스로 제1심 법정에서 존경과 자부심의 대상이었다고 표현한 바 있는 피고인 1을 상대로 전혀 있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꾸며내거나 굳이 과장·왜곡하여 모함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공소외 1이 어떠한 이익을 얻거나 곤란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검찰에서 허위 또는 과장·왜곡된 진술을 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 역시 특별히 나타나지 아니한다.
그리고 공소외 1이 먼저 검찰에서 피고인 1에게 정치자금을 공여한 사실을 진술한 후 그에 부합하는 증거들 곧, 이 사건 1억 원 수표와 달러를 포함하여 공소사실의 자금 조성 내역과 일치하는 객관적인 금융자료, 정치자금을 담아 운반하였다는 여행용 가방의 구입 영수증(1차 및 2차 정치자금 수수 부분과 관련이 있다), ○○건영의 자금 관리와 비자금 조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던 공소외 2의 진술, 공소외 2가 이 사건이 문제화되기도 전에 따로 작성해 두었던 B 장부 사본, 채권회수목록 등의 자료가 차례로 조사되거나 제출된 사정도 공소외 1의 검찰진술이 전체적으로 허위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기에 충분하다.
(나) 금융자료 등에 의하여 1차 정치자금의 일부로 파악되는 이 사건 1억 원 수표가 피고인 1의 동생인 공소외 6에 의하여 사용되었고, 피고인 2가 2008. 2. 28. 공소외 1에게 2억 원(1차, 2차, 3차 정치자금 중 어느 쪽에 포함된…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사건 이름 확인 근거: 기사 1기사 2기사 3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