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인덱스】

대법원 2017도17494

사기방조·횡령

2018년 7월 19일 선고3심(상고심)파기환송
선고 결과
파기환송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기소·공판 검사
상고심 판결문에 없음
변호한 사람
기재 없음

대법원은 2018년 7월 19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김명수,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조재연·박정화·민유숙입니다. 원심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노1785(2017년 10월 10일 선고)입니다.

【주  문】

원심판결 중 횡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1] 횡령죄의 주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송금의뢰인이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자금을 송금·이체하여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송금·이체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송금·이체에 의하여 계좌명의인이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이때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횡령죄가 되는지 여부(소극) [3] 피고인 甲, 乙이 공모하여, 피고인 甲 명의로 개설된 예금계좌의 접근매체를 보이스피싱 조직원 丙에게 양도함으로써 丙의 丁에 대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방조하고, 사기피해자 丁이 丙에게 속아 위 계좌로 송금한 사기피해금 중 일부를 별도의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인출함으로써 주위적으로는 丙의 재물을, 예비적으로는 丁의 재물을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사기방조 및 횡령의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피고인들에게 사기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사기피해금 중 일부를 임의로 인출한 행위는 사기피해자 丁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실상의 관계에 있으면 충분하고 피고인이 반드시 민사상 계약의 당사자일 필요는 없다.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임치 등의 계약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에 한하지 않고 사무관리와 같은 법률의 규정, 관습이나 조리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횡령죄의 본질이 위탁받은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다수의견] 송금의뢰인이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자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좌명의인(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그 자금에 대하여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계좌명의인은 수취은행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이때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송금·이체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송금·이체에 의하여 계좌명의인이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게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계좌이체에 의하여 취득한 예금채권 상당의 돈은 송금의뢰인에게 반환하여야 할 성격의 것이므로, 계좌명의인은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러한 법리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계좌명의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 없이 송금·이체된 사기피해금 상당의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해자를 위하여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만약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때 계좌명의인이 사기의 공범이라면 자신이 가담한 범행의 결과 피해금을 보관하게 된 것일 뿐이어서 피해자와 사이에 위탁관계가 없고, 그가 송금·이체된 돈을 인출하더라도 이는 자신이 저지른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기죄 외에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한편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 ① 계좌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게 예금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 하더라도 은행에 대하여 여전히 예금계약의 당사자로서 예금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돈이 그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은 계좌명의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자신이 사실상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일 뿐 예금 자체를 취득한 것이 아니다. 판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으로 피해자의 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되었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사기범이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그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일 뿐 사기범이 그 돈을 취득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② 또한 계좌명의인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 사이의 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가 아니다. 사기범이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로 돈을 송금·이체하게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사기범이 그 계좌를 이용하는 것도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에 해당하므로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를 횡령죄로 보호하는 것은 그 범행으로 송금·이체된 돈을 사기범에게 귀속시키는 결과가 되어 옳지 않다.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 다수의견의 논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의하기 어렵다. ①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위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이용계좌에 사기피해자로부터 돈이 송금·이체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는 종료되고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는 이미 기수에 이른다. 사기죄는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기수에 이르렀다는 것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사기피해자는 돈을 송금·이체함으로써 그 돈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 한편 사기피해자가 사후에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인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거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에 따른 피해환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사후적으로 손해를 회복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사기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피해회복 수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돈에 대한 소유권이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한 상태에서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된 돈을 인출한다고 해서 사기피해자에게 이미 발생한 소유권 침해를 초과하는 어떠한 새로운 법익침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견은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면서 그 근거로 착오송금에 관한 판례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따른 송금·이체는 착오송금과 다르므로 착오송금에 관한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이 신의칙상 보관관계의 성립을 인정한 착오송금 사안은 송금인이 스스로 착오에 빠져 잘못 송금한 경우이다. 반면 사기피해자로부터 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것은 타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수받은 사람(이하 ‘접근매체 양수인’이라 한다)의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이 원인이 되어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는 계좌명의인이 접근매체 양수인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하여 사기이용계좌를 사용하게 하되 자신은 그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에 따른 신임관계에 기초한다. 계좌명의인의 접근매체 양도, 접근매체 양수인의 기망을 수단으로 한 송금·이체 원인 제공, 그에 따른 사기피해자의 송금·이체가 원인과 결과로 결합되어 이루어졌다.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의 양자 관계가 아니라 접근매체 양수인까지 존재하는 3자 사이의 관계이고 접근매체 양수인이 송금·이체의 원인과 결과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오송금의 경우와 다르다. ②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의 위탁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계좌명의인이 그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하면 접근매체 양수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에는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돈의 보관에 관한 약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사안에서, 횡령죄에서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은 위탁신임약정 자체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서 무효인 경우이다. 반면 사기피해자로부터 돈이 송금·이체된 사안에서는 계좌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알지 못한 이상 접근매체 양수인과 사이의 약정이 무효라거나 돈의 보관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뚜렷한 근거는 없다. 이와 같이 원인관계가 무효이거나 돈의 보관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까지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③ 다수의견에 따르더라도 사기피해자를 더 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법률관계가 복잡해진다. 굳이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 / [2] 형법 제32조, 제347조, 제355조 제1항 / [3] 형법 제30조, 제32조, 제347조 제1항, 제355조 제1항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공소사실 요지와 원심판단은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들은 2017. 2. 12.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피고인 1이 SC제일은행에 자신의 명의로 개설한 예금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의 예금통장과 위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 1개, OTP카드 1개 등을 교부하여 전자금융거래에 관한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 이후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17. 2. 13. 09:00경 공소외인에게 전화하여 검사를 사칭하면서 "당신 명의로 은행 계좌가 개설되어 범죄에 이용되었다.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금융기관에 있는 돈을 해약하여 금융법률 전문가인 피고인 1에게 송금하면 범죄 연관성을 확인 후 돌려주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이에 속은 공소외인은 2017. 2. 14. 11:20경 이 사건 계좌에 613만 원(이하 ‘이 사건 사기피해금’이라 한다)을 송금하였는데, 피고인들은 같은 날 11:50경 별도로 만들어 소지하고 있던 이 사건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이용하여 그중 300만 원을 임의로 인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① 이 사건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도함으로써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공소외인에 대한 사기범행을 방조하고, ② 이 사건 사기피해금 중 300만 원을 임의로 인출함으로써 주위적으로는 이 사건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수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재물을, 예비적으로는 공소외인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사기방조의 점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될 것임을 인식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무죄이다. 횡령의 점은 이 사건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수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물론 공소외인과 사이에도 이 사건 사기피해금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 모두 무죄이다. 2. 피고인들에 대한 위 사기방조의 점과 피고인 2에 대한 사기방조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계좌에서 제3자 명의의 사기이용계좌(이른바 대포통장 계좌)에 송금·이체된 피해금을 그 제3자(이하 ‘계좌명의인’이라 한다)가 임의로 인출한 경우에 횡령죄가 성립하는지와 성립한다면 횡령죄의 피해자가 누구인지이다. 3. 가.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실상의 관계에 있으면 충분하고 피고인이 반드시 민사상 계약의 당사자일 필요는 없다.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임치 등의 계약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에 한하지 않고 사무관리와 같은 법률의 규정, 관습이나 조리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207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횡령죄의 본질이 위탁받은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송금의뢰인이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자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좌명의인(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그 자금에 대하여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계좌명의인은 수취은행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이때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송금·이체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송금·이체에 의하여 계좌명의인이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게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123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계좌이체에 의하여 취득한 예금채권 상당의 돈은 송금의뢰인에게 반환하여야 할 성격의 것이므로, 계좌명의인은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975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이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계좌명의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 없이 송금·이체된 사기피해금 상당의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207286 판결 참조), 피해자를 위하여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만약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때 계좌명의인이 사기의 공범이라면 자신이 가담한 범행의 결과 피해금을 보관하게 된 것일 뿐이어서 피해자와 사이에 위탁관계가 없고, 그가 송금·이체된 돈을 인출하더라도 이는 자신이 저지른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기죄 외에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7도3045 판결 등 참조). 다. 한편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 (1) 계좌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게 예금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하였다 하더라도 은행에 대하여 여전히 예금계약의 당사자로서 예금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돈이 그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접근매체를 교부받은 사람은 계좌명의인의 예금반환청구권을 자신이 사실상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일 뿐 예금 자체를 취득한 것이 아니다. 판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으로 피해자의 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되었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고 있는데(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6256 판결, 대법원 위 2017도3045 판결 등 참조), 이는 사기범이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그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미일 뿐 사기범이 그 돈을 취득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2) 또한 계좌명의인과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 사이의 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가 아니다. 사기범이 제3자 명의 사기이용계좌로 돈을 송금·이체하게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사기범이 그 계좌를 이용하는 것도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에 해당하므로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를 횡령죄로 보호하는 것은 그 범행으로 송금·이체된 돈을 사기범에게 귀속시키는 결과가 되어 옳지 않다. 라.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인들에게 사기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사기피해금 중 300만 원을 임의로 인출한 행위는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에 관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피해자로 삼은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이와 달리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삼은 예비적 공소사실도 무죄로 판단한 데에는 횡령죄에서의 위탁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횡령의 점에 관한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이와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도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횡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이 하나 횡령죄의 피해자를 다수의견과 다르게 판단하는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과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5.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의 요지는, 타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양수받은 사람(이하 ‘접근매체 양수인’이라 한다)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을 저질러 사기피해자로부터 위 계좌로 돈을 송금·이체받은 경우에 그 돈에 관하여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성립하고,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에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위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기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고 접근매체 양수인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의 논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의하기 어렵다. 나.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위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1) 사기이용계좌에 사기피해자로부터 돈이 송금·이체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행위는 종료되고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는 이미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5도1510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사기죄는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기수에 이르렀다는 것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사기피해자는 돈을 송금·이체함으로써 그 돈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다. 이 사건의 경우 사기피해자가 접근매체 양수인으로부터 ‘범죄연관성을 확인한 후 돌려주겠다’는 말에 기망당하여 송금·이체하였으나, 위와 같은 말은 접근매체 양수인이 한 기망행위의 내용에 불과하므로 그로 인하여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발생한다거나 사기피해자가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사기피해자가 사후에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인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등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거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에 따른 피해환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사후적으로 손해를 회복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사기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피해회복 수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돈에 대한 소유권이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한 상태에서 계좌명의인이 송금·이체된 돈을 인출한다고 해서 사기피해자에게 이미 발생한 소유권 침해를 초과하는 어떠한 새로운 법익침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 다수의견은 계좌명의인과 사기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면서 그 근거로 착오송금에 관한 판례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따른 송금·이체는 착오송금과 다르므로 착오송금에 관한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가) 대법원은 횡령죄에서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당사자의 위탁행위에 기인한 것일 필요가 없으므로 어떤 계좌에 돈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에 그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하고, 예금주가 그 명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여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하며, 송금인과 예금주 사이에 별다른 거래관계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등 참조). (나) 대법원이 신의칙상 보관관계의 성립을 인정한 착오송금 사안은 송금인이 스스로 착오에 빠져 잘못 송금한 경우이다. 반면 사기피해자로부터 돈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이체된 것은 접근매체 양수인의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이 원인이 되어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는 계좌명의인이 접근매체 양수인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하여 사기이용계좌를 사용하게 하되 자신은 그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에 따른 신임관계에 기초한다. 계좌명의인의 접근매체 양도, 접근매체 양수인의 기망을 수단으로 한 송금·이체 원인 제공, 그에 따른 사기피해자의 송금·이체가 원인과 결과로 결합되어 이루어졌다.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의 양자 관계가 아니라 접근매체 양수인까지 존재하는 3자 사이의 관계이고 접근매체 양수인이 송금·이체의 원인과 결과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오송금의 경우와 다르다. (다) 착오송금 사안에서는 계좌명의인이 그 돈이 착오송금된 것임을 인식하고 인출·사용한다. 즉 계좌명의인은 돈이 잘못 송금되었으므로 송금인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송금인에 대한 그러한 관계를 위반하여 인출한 사안이다. 그러나 사기피해자가 돈을 송금·이체한 사안에서 계좌명의인은 그 돈이 어떠한 경위로 입금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단지 접근매체 양수인과 관련된 원인으로 입금이 되었을 것이라고 인식할 뿐이다. 계좌명의인은 접근매체 양수인 앞으로 송금·이체된 돈을 접근매체 양수인과의 약정에 위반하여 인출한다는 인식이 있을 뿐 착오송금된 돈이거나 송금인에게 반환해야 할 돈을 인출한다는 인식은 없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송금·이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핵심적인 불법요소이다. 그것 때문에 사기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고 접근매체 양수인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계좌명의인에게 그러한 핵심적인 불법요소에 대한 인식이 없었음에도 유죄를 인정하므로 형법상 책임주의에도 반한다. (라) 착오송금 사안에서 횡령죄를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도 신의칙이라는 일반원칙으로 가벌성을 확장시킨다거나 한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신뢰에 기초하여 양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등의 비판이 있다. 그와 같은 착오송금에 관한 법리를 그 사안에 한정하여 적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전기통신금융사기 사안에까지 확대할 것은 아니다. (마)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로부터 돈이 송금·이체된 경우에까지 착오송금의 법리를 확장하는 것은 횡령죄에 있어서 위탁관계를 지나치게 넓힐 위험이 있다. 만일 이러한 경우에도 착오송금의 법리를 적용하게 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가 아닌 일반적인 차용금 사기 등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피해자의 돈을 차명계좌로 송금받는 경우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이 특정 또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피해규모가 상당한 정도에 이르고 있기는 하나 재산범죄는 개인적 법익을 보호하는 범죄로서 피해자별로 독립된 범죄가 성립하므로 각각의 범죄에 있어서 사기범, 피해자, 계좌명의인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의 경우와 일반적인 사기, 공갈 범죄의 경우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기, 공갈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돈이 차명계좌에 송금·이체되었다고 하여 그 계좌명의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면 범죄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범죄행위로 인한 돈이 차명계좌에 송금·이체되는 경우에도 계좌명의인과 송금인 사이에 위탁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논리는 횡령죄에 있어서 위탁관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그 개념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고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의 위탁관계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다.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의 위탁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계좌명의인이 그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하면 접근매체 양수인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앞에서 본 것처럼 계좌명의인과 접근매체 양수인 사이에는 그 계좌에 송금·이체된 돈의 보관에 관한 약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사안에서, …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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