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9년 6월 20일 3심(상고심)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재판장 대법관은 김명수, 함께 판결한 대법관은 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박정화·안철상·민유숙·김선수·이동원·노정희·김상환입니다. 변호인은 백재욱입니다. 원심은 부산고등법원 2018노424(2018년 12월 6일 선고)입니다.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심은 원심의 판단이 옳은지만 정합니다. 실제 형량은 원심 판결에 있습니다.
【판시사항】
상습범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습벽에 의해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동일한 습벽에 의한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선고 전에 범하여졌다면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는지 여부(소극) /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하여졌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정한 경합범 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①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의 성질과 판단 범위, 재심개시결정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유죄의 확정판결 등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는 확정판결의 존재 내지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 종전의 확정판결이 효력을 상실한다.
재심의 취지와 특성, 형사소송법의 이익재심 원칙과 재심심판절차에 관한 특칙 등에 비추어 보면,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가 재심대상사건과 별개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에 일반 절차로 진행 중인 별개의 형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② 상습범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이하 앞서 저질러 재심의 대상이 된 범죄를 ‘선행범죄’라 한다)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습벽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는데(이하 뒤에 저지른 범죄를 ‘후행범죄’라 한다)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동일한 습벽에 의한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선고 전에 저질러진 범죄라 하더라도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즉 재심대상판결의 공소사실에 후행범죄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추가로 공소를 제기한 후 이를 재심대상사건에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후행범죄에 대하여 사실심리를 할 가능성이 없다. 또한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개시결정의 확정만으로는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으므로 재심대상판결은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을 전후하여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재심대상판결에 의하여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 그러므로 선행범죄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고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만약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판결의 선고 전에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의 선고 이후 재심판결 선고 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이 없었음에도 모두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
③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하여졌다 하더라도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정한 경합범 관계(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가 성립하지 않는다.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된 경우에 후행범죄에 대해 재심판결을 근거로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려면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이 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재심판결이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에는 재심판결을 근거로 형식적으로 후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의 반대의견] ① 재심절차는 특별소송절차이기는 하지만, 특별소송으로서의 성격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뚜렷하게 드러나는 반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다시 심판하는 단계와 재심판결의 효력에서는 일반 절차와 다르지 않다.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에서도 일반 절차의 해당 심급에서 허용되는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는 이상, 재심사건에 다른 사건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이나 다른 일반 사건을 병합하여 함께 심판하는 것도 허용된다. 형사소송법은 재심의 청구는 원판결의 법원이 관할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423조) 공소장변경이나 병합심리를 금지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② 선행하는 상습범죄에 대하여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상습성에 기하여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고 양 사건이 병합심리되지 아니한 채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었다면 그 기판력은 후행범죄 사건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③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고 재심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재심심판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재심판결의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3조 제1항, 형법 제37조, 제39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제420조, 제421조 제1항, 제423조, 제428조, 제435조, 제438조 제1항, 제439조
판결 이유 전문 펼치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은 상습으로 2016. 10. 3.경부터 2017. 10. 28.경까지 20회에 걸쳐 피해자들의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합계 21장을 절취하고, 같은 기간 동안 위와 같이 절취한 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인출기에서 46회에 걸쳐 피해자들 소유의 현금 합계 111,360,900원을 절취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상습적으로 절도죄를 범하였다.
2) 피고인은 위 1)항과 같은 기간 동안 26회에 걸쳐 절취한 타인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
나. 피고인에 대하여는 이 사건 공소사실 이전에 저지른 범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각 재심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1) 피고인은 상습으로 2003. 2. 9.부터 2003. 8. 16.까지 신용카드를 절취하고 절취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을 인출하여 절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03. 10. 13.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2003. 12. 1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위 판결에 적용되었던 법률조항인 구 특정범죄가중법(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5조의4 제1항 중 형법 제329조에 관한 부분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15. 2. 26. 선고 2014헌가16 등 전원재판부 결정). 피고인은 위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여 같은 법원에서 상습절도로 공소장이 변경된 다음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가 2016. 12. 22.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았고, 2016. 12. 30. 위 재심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이라 한다).
2) 피고인은 2001. 8. 31.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2001. 12. 5.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재심절차를 거쳐 2018. 4. 27. 같은 법원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인 상습절도에 대해 면소를, 나머지 공소사실인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2018. 8. 10. 위 재심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2재심판결’이라 한다).
다. 원심은 위 각 재심판결 확정 후인 2018. 12. 6.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가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정한 경합범 관계(이하 ‘후단 경합범’이라 한다)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 또는 면제를 하지 않았다.
라.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확정된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기판력은 제1재심판결 범행과 포괄일죄(상습범) 관계인 범행으로서 제1재심판결 선고 전에 범한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에 미치므로 면소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확정된 이 사건 제2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는 후단 경합범의 관계이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
3)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행위는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의 본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한 것이 아니므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4)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된 형(징역 5년)이 지나치게 무겁다.
2. 기판력과 후단 경합범 관련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의 쟁점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가 어떠한지 및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재심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는지 여부이다. 이 부분 쟁점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나 재심심판절차에서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이 허용되는지 여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보고, 기판력과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차례로 판단한다.
가. 재심절차의 특수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1) 형사소송법은 제4편에서 특별소송의 하나로 재심을 규정하면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제420조), 헌법재판소법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허용하고 있다(제47조 제4항). 재심은 해당 심급에서 또는 상소를 거쳐 확정된 사실관계를 재심사하는 예외적인 비상구제절차로서(대법원 2009. 7. 16. 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확정된 종국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확정력으로 유지되는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8도13382 판결, 헌법재판소 2011. 6. 30. 선고 2009헌바43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형사소송법은 ‘유죄의 확정판결과 항소 또는 상고의 기각판결에 대하여 각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이른바 이익재심만을 허용하고 있다(제420조, 제421조 제1항). 또한 이익재심의 원칙을 반영하여, ‘재심에는 원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439조). 이는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재심을 허용하지만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또한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도15782 판결 등 참조).
2) 형사소송법상 재심절차는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와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대상사건에 대한 심판절차로 구별된다. 재심개시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하고, 나아가 재심사유가 재심대상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가의 실체적 사유는 이를 고려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4. 24. 자 2008모77 결정 참조). 한편 재심의 청구는 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고(형사소송법 제428조), 재심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때에도 결정으로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을 뿐(형사소송법 제435조 제2항) 그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당연히 정지되는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하는 절차의 성질과 그 판단 범위, 재심개시결정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보면, 유죄의 확정판결 등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된 후 재심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는 확정판결의 존재 내지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 종전의 확정판결이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05. 9. 28. 자 2004모453 결정,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4019 판결 등 참조).
3)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436조의 경우 외에는 그 심급에 따라 다시 심판을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438조 제1항). 재심심판절차는 원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종전 소송절차의 후속절차가 아니라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심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소송절차이다(위 2015도157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는 재심심판법원으로 하여금 이익재심 원칙의 제한하에 재심대상판결의 내용에 구속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을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이지, 일반 절차에 적용되는 법령이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심판절차에 모두 그대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 절차에 관한 법령은 비상구제절차인 재심의 취지와 특성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심심판절차에 적용될 수 있다. 재심의 취지와 특성, 형사소송법의 이익재심 원칙과 재심심판절차에 관한 특칙 등에 비추어 보면,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검사가 재심대상사건과 별개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재심대상사건에 일반 절차로 진행 중인 별개의 형사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나. 재심심판절차와 기판력에 관하여 살펴본다.
상습범으로 유죄의 확정판결(이하 앞서 저질러 재심의 대상이 된 범죄를 ‘선행범죄’라 한다)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동일한 습벽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는데(이하 뒤에 저지른 범죄를 ‘후행범죄’라 한다)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동일한 습벽에 의한 후행범죄가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선고 전에 저지른 범죄라 하더라도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상습범이라 함은 범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가 그 범죄행위를 반복하여 저지르는 습벽, 즉 상습성이라는 행위자적 속성을 갖추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가중처벌의 사유로 삼고 있는 범죄유형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러한 상습성을 갖춘 자가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하여 저지른 경우에는 각 죄를 별죄로 보아 경합범으로 처단할 것이 아니라 그 모두를 포괄하여 상습범이라고 하는 하나의 죄로 처단하는 것이 상습범의 본질 또는 상습범 가중처벌규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점은 일찍부터 대법원이 견지하여 온 견해이다(대법원 2004. 9. 16. 선고 2001도3206 전원합의체 판결 등 다수). 따라서 상습범으로서 포괄적 일죄의 관계에 있는 여러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상습범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그 확정판결의 사실심 판결선고 전에 저질러진 나머지 범죄에 대하여 새로이 공소가 제기되었다면 그 새로운 공소는 확정판결이 있었던 사건과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다시 제기된 데 해당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한편 상습범에서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치는 시적 범위는 사실심리의 가능성이 있는 최후의 시점인 판결선고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므로 공소제기의 효력과 판결의 기판력은 그때까지 행하여진 행위에 대하여만 미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3929, 99감도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상습범에서 상습성에 의해 저질러진 일련의 범행 사이에 그것들과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또 다른 범죄사실에 대한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전후 범죄사실의 일죄성은 그 확정판결에 의해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범죄가 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도2744 판결, 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도21342 판결 등 참조). 이는 유죄의 확정판결 전후의 범죄사실은 그것이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졌다 하더라도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2)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 즉 재심대상판결의 공소사실에 후행범죄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추가로 공소를 제기한 후 이를 재심대상사건에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재심심판절차에서는 후행범죄에 대하여 사실심리를 할 가능성이 없다. 또한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개시결정의 확정만으로는 재심대상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으므로 재심대상판결은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을 전후하여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재심대상판결에 의하여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 그러므로 선행범죄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고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
3) 형사소송법은 재심청구의 시기에 관하여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제427조 등 참조). 만약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판결의 선고 전에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의 선고 이후 재심판결 선고 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동시에 심리할 가능성이 없었음에도 모두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 후행범죄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은 선행범죄에 미치지 아니한다. 후행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거나 심판할 때에 재심대상판결이 유효하게 존재하고, 후행범죄 심판절차에서는 유죄의 확정된 재심대상판결에 의해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이 분단되어 별개의 상습범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심판결이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는 경우 그와 달리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후행범죄에 미친다고 본다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선고되어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기판력이 미치는지 여부가 달라져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다. 재심심판절차와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된 경우, 후행범죄가 그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 확정 전에 범하여졌다 하더라도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형법 제37조 후단 및 제39조 제1항의 문언,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 없고,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수 개의 죄가 판결 확정을 전후해 저질러진 경우에는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경우라고 해서 마치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 수 개의 죄 사이에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인정되어 형법 제38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판결 확정을 전후한 각각의 범죄에 대해 별도로 형을 정해 선고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4도469 판결 등 참조).
나)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사건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된 경우에 후행범죄에 대해 재심판결을 근거로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려면 재심심판법원이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판결을 받지 아니한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재심대상이 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
다)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되고 재심심판법원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후행범죄에 대한 확정판결을 근거로 선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후행범죄에 대하여 판결을 선고할 당시에는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어 존재하고 있으므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심판결이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에는 재심판결을 근거로 형식적으로 후행범죄를 판결확정 전에 범한 범죄로 보아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2) 이와 달리 재심대상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후 별개의 후행범죄를 저질렀는데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판결이 후행범죄 판결보다 먼저 확정되는 경우에, 후행범죄와 재심판결이 확정된 재심사건 범죄 사이에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도12190 판결과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7440 판결 등은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한다.
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1)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 사건 제1재심판결의 선고 당시에는 재심대상판결이 확정판결로서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어 이 사건 제1재심판결 범죄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는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되며, 이 사건 제1재심판결 심판법원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6. 10. 3.자 각 절도 범죄…
판결 이유가 길어 앞부분만 실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보기). 판결문의 개인정보는 법원이 비실명 처리한 상태 그대로입니다.